자국어 도메인 방식을 놓고 국가간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이 최근 싱가포르의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업체인 i-DNS.net과 한글도메인 네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별도법인을 국내에 설립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i-DNS.net 인터내셔널(대표 마이클 NG)은 한국 내 한글 도메인 서비스를 내달부터 실시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별도법인 「domainkorea.com」 설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지난 25일 현지신문이 전했다.
한글 도메인네임 서비스를 위해 양사가 국내에 설립될 「domainkorea.com」은 .co·.ne·.or·.pe 등으로 끝나는 한글도메인의 온라인 등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이 i-DNS.net 인터내셔널과 제휴를 체결하고 국내에 도메인 네임 등록법인을 설립할 경우 ngDNS 등 독자적인 한글도메인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 서비스중인 국내업체들은 물론 인터닉시스템에 기반한 한글도메인 서비스를 준비중인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와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DNS.net 인터내셔널은 독자적인 자국어 도메인 방식인 i-DNS 체계를 산업표준(디펙토표준)으로 정착시키려고 마케팅을 적극 강화하고 있는 싱가포르 업체로 그 동안 국내에서는 한글도메인 사용을 위해 이 체계의 국내 도입여부를 두고 논란을 거듭해왔다.
i-DNS 자국어 도메인 체계는 세계 모든 자국어 도메인을 싱가포르에 모두 등록·관리하는 방식으로 자국어 네임 서버를 싱가포르에 집중시켜 자국어 도메인의 종주국으로 부상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i-DNS에서는 도메인 1개 신청시 등록비의 15%를 수수료로 요구하고 있어 한글도메인을 i-DNS에 등록할 경우 거액의 외화유출 우려마저 안고 있다.
이와관련, KRNIC의 송관호 사무총장은 『KRNIC와 국내 업체들도 각각 한글도메인 시스템을 상용 서비스중이거나 준비중인 상황인데 대기업이 굳이 외화를 유출해 가며 외국업체의 한글도메인 시스템을 이용해 한글도메인 사업을 펼칠 이유가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