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와 중계유선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인수 및 합병(M&A) 바람은 과연 언제쯤 소강상태를 보일까.
요즘 케이블TV와 중계유선 업계에 몰아치고 있는 M&A 열기는 한마디로 「점입가경」이다. 하룻밤사이 사업체의 주인이 바뀌는 현상이 속출,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다.
작년부터 불기 시작한 케이블TV와 중계유선간 M&A 바람이 방송법 통과를 계기로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M&A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최근 M&A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것은 대기업 계열 케이블 SO들의 향방이다.
그동안 삼성그룹 SO로 알려졌던 수원케이블TV를 최근 기남방송이 인수했다. 익히 알려졌듯 기남방송은 중계유선 사업자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케이블SO다.
LG그룹 관계사 소유였던 낙동방송도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소유로 알려진 대호 계열 케이블SO도 한동안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으나 대호측은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국내 최대 중계유선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중앙유선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중앙유선은 최근 영등포 지역의 중계유선 사업자인 남부유선을 비롯, 상당수 중계유선 사업자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유선이 그동안 중계유선 업계에선 지명도가 상당히 높았던 점을 감안할 때 중앙유선의 남부유선 인수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남부유선은 서초 지역을 제외한 중계유선 사업 상당 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앙유선의 잇따른 케이블 및 중계유선 인수 배경에는 협력업체인 드림라인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 지역에 9개 SO를 보유중인 조선무역과 중계유선 사업자간에도 M&A를 놓고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조선무역은 최근 중랑·강동 등 지역의 중계유선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무역의 중계유선 인수로 조선무역과 기존 시장을 수성하려는 중계유선 사업자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불꽃을 튀고 있다.
중계유선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조선무역 계열의 마포케이블TV와 경쟁하고 있는 마포유선은 최근 5만 가입자 정도를 확보하고 있는 서대문 지역 중계유선인 서대문케이블TV를 전격 인수했다.
케이블과 중계유선을 완전 통합하려는 시도도 적지않게 이뤄지고 있다. 부천·김포 지역 케이블SO인 드림씨티는 최근 북부천 일부 지역 중계유선을 제외하고 해당 구역의 중계유선 사업자를 전부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케이블도 사업 구역내 일부 중계유선을 제외하고 전부 인수했다는 후문이다. 미래케이블은 조선무역 SO지역의 중계유선을 인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M&A 열기는 이미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중계유선의 SO 전환이 허용될 것에 대비, 사업자간 M&A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