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System Integration) 업체인 쌍용정보통신이 매매가 시작된 후 연일 상한가 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SI산업에 대한 올바른 가치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거래일 9일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매도물량없이 주가만 뛰고 있다. 유통물량이 적은 데다 장외시장에서 거래된 금액이 8만원 이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이 가격대가 돼서야 매도세가 형성될 전망이다.
그런데 최근 외국계 투자전문 기업에서 국내 SI기업을 평가한 결과,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 나와 충격적이다.
지난달 말 HSBC의 투자전문 계열사인 HSBC Private Equity는 국내 첫 IT업계 투자대상으로 KCC정보통신을 지목하고 300억원을 투자했다.
HSBC측에서 KCC정보통신을 지목한 이유는 △그룹사와 관계 없는 독립 기업이고 △99년 매출대비 순익률이 14% △99년 부채비율 90.6%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자체 조사에 따른 것이다. 대부분의 국내 SI기업이 그룹사를 배경으로 탄생, 그룹내 물량을 독식하면서 「온실속의 화초」처럼 성장한 반면 KCC정보통신은 SI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과 유사한 성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 특히 매출대비 순익률이 평균 5%를 넘지 않는 열악한 국내 SI산업에서 KCC정보통신만이 10%를 상회하는 저력을 보인 것도 큰 이유가 됐다.
HSBC측의 대행업무를 맡고 있는 인터벤처의 이희영 이사는 『국내 증권사가 인터넷 위주의 닷컴 기업을 선호하는 데 비해 외국 투자사들은 안정된 수입 구조를 갖는 SI사를 선호했다』면서 『그러나 국내 SI산업의 현실을 보고 상당히 실망하는 눈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KCC정보통신을 제외한 국내 10위권 SI기업의 경우 매출대비 순익률이 3∼4%대인데, 이는 성장성이 낮기로 유명한 PC제조업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HSBC와 같은 외국 투자전문사들은 SI기업 내에서도 옥석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한편 쌍용정보통신은 지난해 2168억 매출에 손익이 276억원 발생했다. 이에 비해 KCC정보통신은 지난해 매출 615억원에 순익 86억원을 기록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