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적체몸살-초고속 인터넷>2회-ADSL 가입 적체 및 해소 시기

최대 8Mbps의 고속 인터넷 접속, 정액제 요금체계, 그리고 대대적인 홍보와 광고가 맞물리면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서비스. 그러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대중화라는 찬사와는 달리 초저속 가입자 개통이라는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ADSL서비스 가입신청자의 경우 빠른 경우에는 2주만에 개통되기도 하지만 3개월동안 기다리고도 개통이 안된 신청자가 태반이다.

◇적체 요인=ADSL 가입적체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수요 대비 장비 공급물량이 크게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이 지난해 중반경 국내외 장비업체에 통보한 올해 물량은 10만대에서 20만대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물량이 올초 정부의 강력한 정보화 시책과 인터넷 사용자의 급증에 따라 각각 100만대, 50만대 수준으로 늘면서, 이미 ADSL 공급난은 예고된 수순. 이에 따라 하나로통신이 올해 전체 공급물량을 연초에 발주하고 한국통신은 당초 4개업체로부터 받기로 한 ADSL장비를 6개 업체로 늘리는 등 부랴부랴 공급 안정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물량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게다다 모토로라가 공급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인 MPC850, 플래시메모리 등이 전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단말기부문이나 사업자 장비인 DSLAM 생산확대가 차질을 빚고 있다. 다만 다행인 것은 올 1·4분기에 가중됐던 ADSL 모듈칩세트 구득난은 하반기 들어 해소될 전망이다. 국내 업체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ADSL 모듈칩세트는 아이텍스, 아날로그디바이스, 글로벌스팬 등이다. 이중 아이텍스 칩세트는 우리나라, 대만을 비롯해 전세계 중소 제조업체가 내장형 ADSL 단말기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아날로그디바이스 칩세트는 삼성전자·현대전자 등이, 글로벌스팬 칩세트는 텔레드림 등이 사용하고 있다.

이들 칩세트는 지난 1·4분기 국내 ADSL 수요 급증으로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으나 최근 생산물량도 늘고 있는 추세여서 늦어도 하반기께에는 원활한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러한 장비 공급부족과 함께 하나로통신의 경우에는 아직 광통신망 구축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곳이 많아 가입적체 현상을 부채질 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광통신망을 포설하는데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소요된다』며 『3개월 이상 적체된 지역은 대부분 선로공사가 지연되는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ADSL 설치작업이 전화기와는 달리 난해한 것도 가입자 적체의 또 다른 요인이다. 각 가입자의 PC환경과 일일이 맞춰야 하고 주 사용층이 대학생이나 청소년층인데 비해 이들이 주로 저녁에 귀가, 낮에 근무하는 설치요원과 서로 시간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적으로 고갈사태를 맞고 있는 IP주소 확보문제도 ADSL 가입자 적체의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IP주소를 할당받기 위해서는 아시아지역 IP주소 할당기관인 APNIC로부터 주소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3개월 정도 소요돼, IP주소 미확보로 인한 서비스차질도 무시못할 부분이다.

◇장비부족 언제 해소되나=하나로통신측은 장비중에서도 적체현상이 심한 DSLAM 장비의 경우 이달부터 포트밀도가 이전 제품에 비해 개선된 제품이 공급될 예정이어서 DSLAM 장비 공급문제는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 제품의 경우 DSLAM 장비 하나의 모듈에서 48명의 가입자를 수용했지만 이달부터 공급되는 제품은 하나의 모듈에서 120명과 336명의 가입자를 수용하는 제품이 공급될 예정이다.

그러나 광통신망 부문은 연말경이나 돼야 대부분의 지역에 개통되기 때문에 결국 올해 말쯤 적체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에 장비 발주를 마친 하나로통신과는 달리 한국통신은 장비조달이 ADSL적체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한국통신은 자체 망을 구축중인 하나로통신과 달리 망을 보유하고 있으나 장비 발주가 늦은 데다가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적체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은 조달절차를 간편화하고 장비 공급업체를 늘리는 방법으로 올 연말쯤에는 어느 지역에나 1개월 이내에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이것도 수요가 올해 예상치에 머무른다는 가정이 뒤따른다.

그러나 통신사업자들의 올 예상치보다 높은 가입자들의 신청이 뒤따르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가입자 적체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