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테이프 가격 수준에 육박하는 초저가형 판매용(셀스루) 비디오 패키지가 잇달아 출시됨에 따라 셀스루 비디오 시장의 가격질서 붕괴가 우려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월 어린이날 특수를 앞두고 중소제작사들이 통신 판매업체와 대형 할인점을 통해 초저가형 셀스루 비디오 패키지를 대량 유통시킴에 따라 셀스루 비디오의 가격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중소 제작·유통사인 신나는세상은 최근 대형 할인점인 한국까르푸를 통해 4개의 비디오 테이프를 패키지로 묶은 7900원대의 상품을 개발, 판매중이다. 이 패키지 상품은 4∼6개의 비디오테이프로 제작됐던 「꼬끼2」 「과학동화」 「처비 잉글리시」 「NHK 동물의 왕국」 등 4개 작품을 각각 편집해 완성한 것으로 종전에는 작품당 1만원대에 판매된 상품이다.
또 세영동화의 「처비 잉글리시」의 경우 비디오테이프 6개짜리 패키지 상품이 통신 판매업체인 넥스토아를 통해 1만39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또다른 통신 판매업체에서는 1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A사의 「동화나라 ABC」와 「이의정의 율동 글자 숫자」 「신기한 한글여행」 「패트와 매트」 등을 묶은 패키지 상품도 정상가의 5분의 1 수준인 1만5000원대에 개발, 판매되고 있다.
이에따라 정가 판매에 주력해 온 셀스루 업체들은 가격질서를 뒤흔드는 무책임한 상행위라며 이들 업체에 대한 상품거래 중지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의 경우 평균 5∼6개에 달하는데 이같은 가격으로는 복제비를 포함한 임가공비조차 건질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이들의 이같은 판매행위는 가격체계를 무너뜨리고 시장을 완전 붕괴시키려는 짓』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도 『통상 셀스루 비디오 제작에 사용되는 공테이프 가격이 개당 1000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들 초저가형 패키지 상품의 가격은 가히 파격적』이라면서 『소비자들은 따라서 이들 제품을 구입할 경우 내구성과 애프터서비스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셀스루업체들은 이들 초저가형 제품이 대부분 1∼2년전에 출시된 작품을 재구성해 패키지화한 것이지만 일부제품의 경우 현재 시중에서 정가로 판매되고 있는 작품도 적지않다는 판단아래 유출경위 등을 조사키로 하는 등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한국까르푸에 저가 패키지 상품을 공급한 신나는세상측은 『제작과 유통을 겸하기 때문에 저가 공급이 가능했으며 단기적인 할인행사였기 때문에 저가판매를 허용했다』고 말했다.
<강재윤기자 jy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