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에 투자 유치 붐이 일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PC 게임 유통업체인 한빛소프트가 상반기중 100억원대의 자금을 유치키로 방침을 정한 데 이어 지오인터랙티브·위즈게이트·위자드소프트 등 게임 개발 업체들의 투자자금 유치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지오인터랙티브는 내외자를 포함, 약 200억원을, 위즈게이트는 120억원을, 위자드소프트는 50억원의 자금을 국내 캐피털 또는 외국기업을 통해 유치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새로운 게임시장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서 특정 장르의 제품개발에 주력하는 등 수세적인 경영보다는 개발과 유통, PC게임과 온라인게임을 겸업하는 전방위적 경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게임 시장은 올들어 대형 유통사와 대작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PC 패키지 게임보다는 네트워크 게임을 포함한 온라인 게임으로 중심 축이 바뀌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인터넷 기업에 대한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국내외 벤처 캐피털이 게임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얼마나 들어왔나=올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내외자를 포함해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한 업체는 10여개사에 달한다. 온라인 게임 업체인 애플웨어가 지난 3월 미국 컴퓨터 업체인 CTL(Computer Technology Link)사로부터 1000만달러 유치한 것을 비롯, 판타그램 60억원, CCR 60억원, 태울 500만달러를 외자를 통해 들여왔고 프로게이머 오픈는 25억원, E2소프트는 13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소프트맥스·손노리·KRG·이투소프트 등도 10억∼50억원 정도의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총 350억원 정도의 국내외 자금이 게임 산업에 흘러들어 온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추가 투자 유치=게임 업체들이 상반기내, 늦어도 올해 안에 자금을 유치하겠다고 내세우고 있는 금액은 확인된 것만 총 500억원에 이른다. 우선 휴대형 컴퓨터용 게임 개발업체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지오인터랙티브(대표 김병기)는 미국·동경 등지에 현지 법인을 설립,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연내에 200억원 규모의 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다. 김병기 사장은 『97년 8월 창립 이후 3차례에 걸쳐 35억원 정도의 자금을 유치했으며 오는 7월말 코스닥에 등록, 150억원 정도의 자금을 조달하고 해외 법인을 통해 500만불 정도의 외자를 유치하는 등 총 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스타크래프트의 유통사로 유명한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는 본격적인 기업설명회(IR)에 나서는 한편, 상반기중 외자 500만달러를 포함해 1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한빛소프프트는 이 자금을 통해 최근 인수한 씨디빌을 비롯, 게임 개발 인력의 확충과 온라인 퍼블리싱에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장비 업체인 매닉스에서 분사한 온라인 서비스 업체인 위즈게이트(대표 손승철)도 내자 60억원, 외자 500만불 등 총 120억원 규모의 자금을 올해 안에 유치할 계획이다.
게임 유통·퍼블리싱 업체로서 그동안 국내 게임의 해외 수출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아오조라엔터테인먼트사(대표 진가인)는 지난 3월 대만의 게임소프트웨어 업체인 허밋사로부터 5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한 데 이어 게임종합지원센터의 해외 투자 유치프로그램을 통해 200만달러 정도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아오조라는 이들 자금을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 기지 확보에 투자할 방침으로 5월 일본지사, 하반기 대만지사 등을 설립할 계획이다.
「레드문」 「워 바이블」과 같은 온라인 게임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김양신)는 최근 우리기술투자로부터 30억원의 자금을 받았으며 역시 게임종합지원센터의 투자 유치 행사를 통해 100만불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미국·일본·유럽 등지에 현지 법인을 설립, 이를 통해 현지에서 외자를 유치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지난해 4월 SKC로부터 분사한 게임 유통사인 위자드소프트(대표 심경주)도 내년까지 해외 100억원, 내자 50억원 등 총 15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방침으로 현재 국내 벤처 캐피털과 협의를 진행중이다.올초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인 「임진록2」를 발표해 주가를 올리고 있는 드림웨어(대표 김태곤)은 지난 96년 법인 설립 후 처음으로 10억원 정도의 내자 유치를 추진중이다.
◇해외투자 유치=게임종합지원센터(소장 김동현)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사장 황두연)와 공동으로 5월 17일부터 18일까지 홍콩·LA·워싱턴 등에서 해외 투자 유치 상담회를 개최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투자 유치회에는 아오조라·지오인터랙티브·위자드소프트·제이씨엔터테인먼트·위즈게이트 등 5개 게임 업체들이 참여해 약 1500만불 정도의 해외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