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공용 슈퍼컴퓨터를 운영하는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 수퍼컴퓨팅사업단이 정부의 무관심 속에 도입한 지 무려 7년이 넘은 낡은 기종을 사용하고 있어 국내 과학연구용 컴퓨팅 기술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구개발정보센터 수퍼컴퓨팅사업단은 지난 98년 최종 선정단계를 남겨 놓은 상태에서 IMF 한파로 인해 돌연 무산됐던 슈퍼컴 3호기를 서둘러 재도입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기종 선정작업에도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0여 연구기관이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공공용 슈퍼컴퓨터를 운영하는 수퍼컴퓨팅사업단은 지난 93년에 도입한 슈퍼컴 2호기(크레이C90)를 무려 7년째 사용중인데, 기종이 워낙 낡아 유지보수 비용으로만 한해 20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수퍼컴퓨팅사업단은 슈퍼컴 3호기를 연내 도입할 목적으로 지난 4월 15명의 각계 전문가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기획예산처로부터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예산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라면 일러야 내년 3월쯤이나 슈퍼컴 3호기의 정상 가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하루가 다르게 슈퍼컴퓨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최신 슈퍼컴퓨터를 도입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연구용 슈퍼컴퓨터를 운영하고 있는 수퍼컴퓨팅사업단이 무려 7년 전에 도입한 낡은 기종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 위상을 감안해 볼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수퍼컴퓨팅사업단과 기획예산처는 슈퍼컴 3호기 도입예산으로 97년 당시에 책정했던 4500만달러를 한번에 배정하는 방안과 두차례에 걸쳐 2400만달러를 배정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