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신규 프로그램공급업자(PP)가 방송위원회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음에 따라 시청자들은 이르면 6월께부터 새로운 케이블 채널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이번 승인은 비단 케이블TV 산업뿐 아니라 다매체 시대를 여는 국내 방송 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승인 과정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이슈 중 하나는 제일제당, 동양제과, SBS 등 기존 복수 프로그램공급업자(MPP)들이 신청한 신규 채널들이 몇개나 승인받을 것이냐는 점이었다. 특히 기존에 골프 채널과 한국스포츠TV 채널을 운영해온 SBS는 이번에 한국스포츠TV와 SBS프로덕션을 통해 레저 및 어드벤처, 축구, 체조·다이어트 및 미용 채널 등 3개 채널을 신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으로서 다수 채널을 운영하는 거대 MPP가 탄생할 지에 이목이 집중됐으나 결과적으로는 축구 채널만이 통과돼 총 3개의 케이블 채널을 운영하게 됐다.
기존에 m.net, 드라마넷, 39쇼핑 등 3개 채널을 소유한 MPP였던 제일제당은 m.net과 39쇼핑을 통해 각각 신청한 요리채널과 패션채널을 모두 따내면서 총 5개 채널을 운영하게 돼 지금까지 국내 최대 MPP였던 동양제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캐치원, 투니버스, OCN, 바둑텔레비전 등 4개 채널을 방송해온 동양제과의 온미디어는 투니버스를 통해 신청한 게임 채널인 온게임네트워크가 통과되면서 역시 총 5개 채널을 소유하게 됐다.
이번 승인 결과 제일제당과 동양제과는 국내 최대의 PP로 자리매김했으며 이와 관련해 향후 양사가 합작해 설립할 위성방송 PP 합작법인 설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개 이상의 다수 채널이 아니더라도 기존 PP로서 이번에 채널을 신청해 승인받은 사업자들은 복수 채널 사업자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매일경제TV, 예술영화TV, NTV, 센추리TV 등은 각각 기존에 운영해온 채널 외에 증권, 코미디, 연예정보, 환경·쿠킹 채널을 추가 운영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중 기존 교양 채널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온 센추리TV가 신규 채널을 어떻게 함께 안고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또 신규로 PP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이 대거 승인받음에 따라 이들 업체가 향후 얼마나 원활하게 사업을 운영해 나갈지도 지켜볼 일이다. 특히 가이드채널, 기상, 인터넷·정보통신, 결혼, 생활교육, 이벤트 등 독특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 제공하는 채널들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을 끌고 있다.
한편 이번 신규 PP 선정과정에서 어린이 상품정보 채널과 경매 채널로 각각 신청한 대교와 동아TV는 홈쇼핑 채널과 장르가 중복된다는 측면에서 승인이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신청에서 신규로 등장했던 장르 가운데서는 한국부동산정보센터와 조영관광개발에서 각각 신청했던 부동산, 레저 및 어드벤처, 액세스(시청자 참여), 체조·다이어트 및 미용 장르 등이 시장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이들 사업자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PP 등록제를 겨냥해 이번에 신청했던 장르나 또 다른 틈새 장르로 신규 채널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