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민간단체 의료사이트 평가기준·인증제 마련 본격화

최근 인터넷상에서 의료정보를 상담·제공하는 웹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연구기관·민간단체 등이 이들 의료사이트에 대한 객관적 평가 기준를 마련하는 데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이같은 개별적 움직임은 의료사이트의 난립과 접근의 편리성으로 일반인들이 왜곡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등 우려 섞인 공감대가 의료계에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과 궤를 같이 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보통신부·대한의료정보학회는 「온라인 의료와 건강정보에 관한 HON(Health On the Net code) 규약」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인터넷 건강정보 인증제도(안)」 마련을 위해 늦어도 다음달께부터 실무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정부와 민간단체는 이같은 규약 또는 인증제도가 정착된다면 일반인에게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의료사이트를 구분·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 사이트 방문환자의 인적사항을 포함한 개인의 모든 의료기밀 등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의료정보학회는 HON 규약를 검토·확정하고 모든 의료사이트가 이를 준수하도록 하기 위한 민간기구인 「의료정보윤리위원회(위원장 민원기·울산의대 교수)」(가칭)를 발족했으며 관련 정부부처 및 학계 전문가들을 전문위원으로 위촉할 예정이다. 이 학회는 우선 다음달께 외국의 유명 민간인증 의료사이트 기구인 HON(http://www.hon.ch)의 규약 준수를 요청하는 공문발송과 함께 선포식을 갖고 하반기부터 의료사이트 운영자가 준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올 경우 실사를 거쳐 HON 규약의 준수 표기를 홈페이지에 허용하기로 했다.

서울대병원 의료정보실 최진욱 박사는 『선진국에서 의료사이트의 범람으로 환자병력 등 사생활 침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의료사이트의 감시활동을 펴는 비영리기구에 대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보건복지부는 「인터넷건강정보인증제」 도입을 위해 추경예산 8000만원을 확보한 가운데 「건강정보평가위원회」(가칭)를 연내 설립하기로 했으며 보건사회연구원에 기구설립과 인증기준·운영방안 등을 마련하도록 연구과제를 위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미경 박사는 『학회·의료사이트·연구소 등 각계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하며 일방적인 제재 일변도보다는 자율적인 규제를 마련한다는 원칙 아래 인터넷건강정보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료사이트를 평가할 수 있는 용이성·목적성·적절성·정확성·지속성·보안성 등에 대한 기준과 항목을 개발하고 관련 지침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