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과 함께 퀄컴의 무선데이터규격인 IS95C(1xMC)의 하반기 도입을 추진, 기존 이동전화사업자들은 물론 한국통신·하나로통신까지 대응에 나서는 등 IS95C가 IMT2000의 전초전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SK텔레콤의 독주를 견제할 마땅한 수단이 없는 후발주자 및 유선계 기간통신사업자들은 IMT2000 초기 시장을 한꺼번에 내줄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전전긍긍, 이를 저지하기 위한 논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지난 98년 IS95B를 싸고 도입 불가피론을 주장했던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들과 중복 과잉투자라며 반발했던 SK텔레콤이 이번에는 정반대의 처지에서 다시한번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당시 정보통신부는 사업자들의 판단에 맡겼고 IS95B는 지난해부터 전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도입했다.
◇ IS95C의 잠재력=CDMA 1xMC기술은 CDMA 이동전화의 데이터 전송용량을 획기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원천기술 보유기업인 퀄컴이 2·4분기중 상용화를 위해 단말기 및 기지국에 각각 장착될 MSM5000칩 및 CSM5000칩의 개발을 완료했다.
이 기술은 올들어 폭발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무선인터넷의 대중화를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지금까지 무선인터넷은 제한적 데이터 전송용량이 걸림돌로 작용해 왔지만 평균 153Kbps까지 제공된다.
1xMC기술의 타깃이 되는 무선인터넷시장은 지난 3월말 현재 가입자 규모가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2610만명의 10%를 넘어선 273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특히 월평균 성장률은 63.6%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이를 조기에 도입하는 SK텔레콤은 IMT2000 서비스 이전에도 무선인터넷의 강자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고 상용화 이후에는 초기 시장을 선점, 경쟁사업자를 월등히 앞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SK텔레콤의 계획=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사업 확대를 겨냥, 이르면 7∼8월중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기지국 장비 설치와 단말기 보급 등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통해 고정(유선)인터넷사업자와 직접 경쟁이 가능한 무선인터넷업체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특히 신세기 합병으로 시장점유율을 50% 미만으로 끌어내려야 하기 때문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거나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보면서 이에 소요되는 재원을 대부분 통화품질 제고에 쏟아부을 예정이고 이를 통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 속타는 경쟁사업자들=IMT2000 경쟁주자로 나서고 있는 한국통신이나 하나로통신은 IS95C를 2년후 상용화될 IMT2000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과도기적 기술로 평가절하하면서 국가적인 중복 과잉투자 시비가 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앞서 나가는 SK텔레콤을 견제할 수단이 없어 정작 IMT2000 사업권을 획득하더라도 초기 시장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감에서 나온 것으로, 한국통신의 경우 본체와 자회사간 IMT2000 상용화 주체 논쟁도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PCS사업자들 역시 IS95B를 이미 상용화했고 업체당 3조원 이상이 투자되는 IMT2000을 앞둔 상황에서 선행기술 성격이 강한 IS95C에 투자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고 또 현실적으로도 투자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
◇ 정통부의 입장=기술기준을 마련해줘야 하는 정보통신부는 현재 방침 결정을 유보한 채 각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태다.
정통부는 IMT2000 정책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가동중인 IMT2000전담반을 통해 1xMC의 개념설정, 기술기준 제정여부를 처리케 할 계획이며 그 결과를 6월말 IMT2000과 함께 일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