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15) 벤처기업

해외 진출<5>

『물론이지. 혼자 떠나는 것이 좀 그래서 돌아보지 못했는데, 최 사장과 같이라면 좋겠군. 심심하니까 통역하는 사람은 곱단이로 하지.』

그가 여자를 무척 좋아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노골적으로 밝힐 줄은 몰랐다. 나는 대꾸할 수 없어 가만히 있었다. 말을 해놓고 좀 어색했든지 그가 웃으면서 꼬리를 달았다.

『내 말은 두 사내가 다니기에는 재미가 좀 없어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자는 것이지. 그런데 어딜 다녀올 것인가?』

『아까 형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양자강 투어를 하죠. 그러나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서안이나 티베트 라사를 가보고 싶습니다.』

『그거 어려울 것은 없네. 전에는 티베트 방문이 통제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자유스러울 것이네.』

『왜 통제되었나요?』

『중국은 소수 민족을 많이 포용하고 있는 나라일세, 좋게 말해서 포용이지 나쁘게 말하면 지배하는 것이지. 특히 티베트는 공산주의 사회가 되기 전에는 독립된 국가였는데, 그 후에 합병을 한 것이지. 라마승으로 이루어진 종교 민족이었던 만큼 독립 의지는 계속되었고, 중국 당국은 항상 그것이 신경쓰였지. 그래서 개방하는 것이 여러 가지 의미에서 불편했던 것으로 보네. 티베트는 몇 개의 소수 민족 자치주의 하나이지만, 가장 민족성이 강한 자치주라고 할까.』

『그러니 특히 그곳을 가 봐야겠네요.』

『가봐야 표면으로는 아무 것도 볼 수 없을 거야.』

『그렇다면 내면으로 들어가야지요.』

『하하하, 최 사장, 폐활량은 괜찮은가?』

『갑자기 폐활량은 왜요?』

『티베트 전 지역이 고산이듯 라사 역시 고산이네, 그곳에 가면 폐가 약하거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곤란을 당한다고 해. 관광객 가운데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사람이 꽤 많이 있네.』

『제 허파는 괜찮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알 수 없었다. 해마다 받고 있는 종합적인 건강진단에 아무 이상이 없지만 정확한 것은 알지 못했다. 유 회장과 나는 여행 계획을 세웠다. 북경에 따라온 간부들에게는 관광 여행이라는 말을 못하고, 중국 지방 출장이라는 명목을 붙이고 스케줄을 만들었다. 양자강 홍수 예방 사업을 추진하는 나로서 양자강 투어는 실제 관광이라기보다 일이기도 하였다. 직원들은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