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우물을 판다.」
국내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업체 가운데 남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어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 업체는 이동통신과 MP3 등 개발비용이나 기술면에서 상대적으로 진입하기 쉬운 분야를 젖혀두고 「가기는 힘들어도 젖과 꿀이 흐르는」 분야에서의 성공신화를 꿈꾸고 있다.
에스앤에스테크놀로지(대표 이보순 http://www.snst.co.kr)는 자동차 전장부품용 ASIC 개발에 집중해 성공한 업체다.
이 회사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과 관련해 교통흐름 제어, 교통정보 제공, 무선 인터넷 등 차량에 쓰이는 제어용 칩을 최근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워낙 거대 프로젝트인 만큼 이 회사는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힘들다고 보고 현대자동차와 LG정보통신 등 대기업과 자동차부품연구원의 도움도 받아 이 기술을 개발했다.
이보순 사장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오랜동안 관련 설계기술(IP) 및 코어 개발에 매달려 상당한 기술을 축적했다』면서 『자동차전장부품은 부가가치가 큰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오픈솔루션(대표 박일규 http://www.solutionhere.com)은 케이블 모뎀 칩을 선택했다.
이 분야는 브로드컴·모토로라·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 거대 다국적업체들이 선점해 국내 ASIC업체들이 섣불리 뛰어들지 못했으나 이 회사는 장기적인 비전으로 이 길을 선택했다.
오픈솔루션은 특히 「DOCSIS」 「DVBC」 등 국내에서 미국이나 유럽방식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두 방식 모두에 적용 가능한 케이블모뎀 칩을 개발했다. 아직은 시제품 수준.
오픈 솔루션은 『케이블 모뎀 칩을 개발했다고 해서 곧바로 상품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국내 시스템업체와의 협력을 모색중이다.
매크로영상기술(대표 박희복 http://www.mitinc.co.kr)의 주종목은 디지털(D)TV다.
매크로 역시 장기적인 비전을 바탕으로 DTV용 솔루션 개발이라는 장기전에 돌입했다.
매크로는 비디오디스플레이프로세서(VDP)·잔류측파대(VSB)모듈레이션·VSB리모듈레이션 등을 개발했다.
박희복 사장은 『이 시장은 아직 무르익지 않았으나 조만간 큰 시장이 될 것』이라며 『벤처기업이라 비용과 시간의 걸림돌이 있으나 우리 연구원들은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개발에 땀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