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체들의 해외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 침체로 국내 투자분위기가 냉각되고 있는데다 지난 1년동안 경쟁적인 투자로 새로운 유망 벤처기업 발굴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이에 따라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해외투자 부문을 전담할 현지사무소나 현지법인을 신설 또는 증설하고 인력보강과 함께 현지 네트워크를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실리콘밸리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한국기술투자(KTIC·대표 서갑수)는 2명의 전문인력 외에 과거 KTIC 부사장 출신의 김흥준 변호사 등 현지 휴먼 네트워크를 대폭 강화하고 3000만달러 규모의 전용 펀드를 통한 해외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KTIC는 새로운 벤처 집적지역으로 부상중인 보스턴과 뉴저지 등 미국 동부쪽에도 거점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과감한 자금조성과 투자로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스틱IT벤처투자(대표 황시봉)는 이달 중순께 미국 새너제이에 지사를 설립, 본격적인 해외 벤처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스틱IT벤처투자는 이를 위해 스탠퍼드대 MBA 출신의 현지 전문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미국 동부지역은 뉴저지 소재 현지법인인 「스틱USA」를 활용할 방침이다.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는 해외투자 부문을 올해 3000만달러 규모로 잡고 실리콘밸리 소재 미주지사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다음달중 일본에도 현지사무소를 열 계획이다. 이어 하반기에는 보스턴이나 뉴저지 지역에도 사무소를 열어 미국 동부지역의 벤처기업 투자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한국IT벤처투자(대표 연병선)는 해외투자를 전체투자의 30%까지 늘린다는 방침아래 실리콘밸리에 이어 미국 뉴저지 지역에도 상반기중 현지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했다. 한국IT벤처투자는 특히 대주주인 한국통신 뉴저지사무소와 연계, IMT2000, 초고속 통신망, 무선인터넷 등 차세대 통신기술 보유업체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선발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코스닥 침체에 따른 투자회수시장 분위기 냉각을 계기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및 해외투자를 위해 미국 등 해외거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들어 국내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운용자산 규모가 커지고 해외투자 경험이 축적되면서 해외로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며 『코스닥 등 주식시장에 의존하는 국내투자와 달리 해외투자는 기업공개(IPO) 외에도 인수합병(M &A) 등 회수수단이 많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배기자 j 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