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PDA는 1984년 영국 피존에서 개발된 「오거나이저」로 겉모습은 휴대형 계산기와 비슷하지만 POPL이라는 프로그램 언어를 내장해 사용자가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었다. 또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라는 착탈식 저장장치가 있으며 컴퓨터와 연결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SD232C」 케이블을 갖췄다.
이후 피존에서는 계속 PDA를 개발, 「SIBO」와 「EPOC」라는 PDA용 운용체계를 탄생시켰으며 이 가운데 「EPOC」는 현재 스리콤의 PDA 제품군인 「팜(palm)」 운용체계, 윈도CE와 더불어 PDA용 운용체계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피존의 오거나이저 이후 가장 인기를 끈 PDA는 휴렛패커드(HP)가 개발한 「HP200LX」다. 이 제품은 당시 표준 운용체계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도스를 내장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많은 MS도스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인 「로터스1-2-3」 사용이 가능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또 이 제품은 640×240의 표준 디스플레이와 2MB의 메모리, 표준 PC카드 슬롯이 내장되어 PC와 완벽한 데이터 호환이 가능했다. 국내에서도 모 보험회사가 보험설계사용으로 대량 수입한 바 있다.
HP200LX가 PC와의 호환성을 개척한 제품이라면 애플의 「뉴턴」은 그래픽 기반의 인터페이스(GUI)를 최초로 도입한 PDA다. 93년 처음 선보인 이 제품은 형식적인 GUI뿐 아니라 필기인식 기술을 적용해 당시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펜 입력 방식이 가능했다. 또 팩스 송수신 기능과 인터넷 전자우편, 웹 기능을 접목한 최초의 PDA로 현재까지도 일부 애호가들이 사용하고 있다.
96년은 PDA 대중화의 새로운 장을 연 해다. 지금은 스리콤에 합병된 팜컴퓨팅은 고가의 뉴턴보다 하드웨어 사양을 낮추면서 크기를 크게 줄인 저렴한 가격의 「팜파일럿」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 PDA가 케이블로 PC와 데이터를 공유한 데 비해 휴대폰 충전기와 비슷하게 생긴 크래들을 이용해 편리하게 데이터를 송수신했다. 이 데이터 교환방식을 「핫싱크」라고 한다.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성능으로 PDA 대중화의 물꼬를 튼 팜파일럿은 지금도 신모델이 계속 출시되며 PDA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잡고 있다.
팜파일럿의 선전에 자극받은 MS는 97년 모바일 컴퓨터용 운용체계인 윈도CE를 출시했다. 윈도CE는 PC 운용체계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윈도와 뛰어난 호환성을 가져 HP·카시오·필립스·컴팩·LG 등 많은 PDA 생산업체들이 윈도CE를 지원하는 제품을 속속 발표했다.
기존 PDA에 비해 윈도CE를 채택한 PDA는 컬러 디스플레이가 가능하고 동영상이나 음악파일 등 강력한 멀티미디어 성능을 보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 등 대형 하드웨어 업체가 잇달아 윈도CE를 채택한 PDA를 출시했다. 국내 PDA의 시초는 LG전자의 「모빌리안」으로 국내 시장에서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지만 「모빌리안2」 「모빌리안 익스프레스」 등을 잇달아 출시해 국내 PDA 시장을 선도했다.
그 후 삼성전자에서는 「이지팜」과 「이지프로」를, 제이컴모빌에서는 「아이디팜」을 출시했다.
한편 한국의 팜컴퓨팅을 선언하며 PDA 시장에 뛰어든 제이텔은 윈도CE가 아닌 자체 개발한 한글 운용체계를 채택한 「셀빅」 시리즈를 98년에 선보였다. 이 제품은 팜파일럿보다 저렴한 가격과 완벽한 한글 구현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국내에서 상당히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국내 PDA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일부 고급 사용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PDA가 무선 인터넷과 모바일 컴퓨팅의 확산으로 대중성을 얻어감에 따라 PDA 생산업체들은 각기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윈도CE, 자체 개발한 운용체계뿐 아니라 리눅스가 PDA용 운용체계로 새롭게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또 지난 4월 19일 MS가 무선통신 기능이 대폭 강화된 윈도CE 3.0을 발표, PDA 발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윈도CE용 PDA로는 이달 출시 예정인 가산전자의 「제스팜」 이외에도 사이버뱅크의 「멀티팜」, 이지엠닷컴의 「돌핀」 등이 사용자에게 선보일 날을 기다리고 있으며 지메이트의 「요피」, 이지엠닷컴의 「웨일」 등은 리눅스용 PDA시장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