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한국영화 관심 고조

제 53회 칸영화제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10일(현지시각) 개막됐다.

오는 21일까지 계속되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국내 영화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중 하나는 바로 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영화 5편의 성공 여부다.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공식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또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이 감독주간, 정지우 감독의 「해피엔드」가 비평가 주간에 각각 초청됐으며 유철원씨의 단편 「우산」도 이번 영화제에 선보인다.

특히 「춘향뎐」은 조상현 명창의 판소리와 함께 한국 전통 문화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측면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우산」은 지난해 칸영화제에 우리 단편영화가 4편이나 진출했고 송일곤 감독의 「소풍」이 단편경쟁 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거머줬던 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국내 영화계는 이번 칸영화제를 통해 한국영화를 세계 무대에 적극 알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제 기간에 한국영화 종합 홍보관을 별도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 홍보관에선 영화제에 진출한 5편의 후보작뿐만 아니라 「반칙왕」 「섬」 「텔미썸딩」 등 50여편에 달하는 한국 영화가 소개된다.

이와는 별도로 강제규필름이 칸 필름마켓에 독립부스를 설치, 「쉬리」 「은행나무침대」 「단적비연수」 등을 홍보할 예정이어서 일본, 미국 시장 진출에 이어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올해 칸영화제에선 장편 경쟁 부문 23편, 비경쟁 부문 8편,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22편, 단편 경쟁 부문 12편 등이 진출, 경합을 벌일 예정이며 이밖에도 감독 주간, 비평가 주간, 씨네파운데이션 등에 선정된 작품을 포함하면 공식적으로는 70여편의 영화가 선보이게 되는 것이다. 출품작 수는 총 1397편에 달한다.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과 폐막작에는 프랑스 롤랑 조페의 사극 「바텔」과 캐나다 데니스 아라강 감독의 「스타덤」이 각각 선정됐다. 또 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장편 경쟁 부문에는 일본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고하토」를 비롯,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 제임스 아이보리의 「황금 접시」, 조엘 코엔의 「형제여 어디 있는가」,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 등이 경쟁하고 있다.

특히 올해 칸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는 9편의 아시아 영화가 선보여 이채를 띠고 있다. 일본 오시마 나기사, 아오야마 신지, 중국 지앙웬, 홍콩 왕가위, 타이완 에드워드 양 등이 임권택 감독과 기량을 겨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심사위원장은 프랑스의 뤽 베송 감독이 맡았으며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영화 감독 조너선 드미 감독 등 모두 9명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