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가 e마켓플레이스 육성에 발벗고 나선 것은 세계경제가 B2B 전쟁에 비유될 만큼 이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간·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B2B의 핵심이 되는 e마켓플레이스의 수익성과 경쟁력이 미국 등 해외업체들에 비해 취약하기 때문이다.
B2B 전자상거래는 기업프로세서 혁신과 비즈니스 패턴 변화, 기업간 관계의 재설정 및 산업구조 재편을 가져올 디지털시대의 패러다임이자 산업경쟁력의 핵심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예측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B2B 전자상거래 규모는 오는 2004년에 2조7000억∼7조300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같은 B2B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단일기업의 공급망관리(SCM)를 위해 폐쇄적으로 운영돼왔던 EDI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e마켓플레이스환경으로 바뀌면서 웹EDI의 비중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폐쇄적인 EDI의 비중이 지난 97년 80%였으나 오는 2003년에는 20%수준으로 떨어지고 웹EDI가 20%에서 75%로 급격히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미국의 야후가 b2b야후닷컴를 개설하고 e베이가 중소기업전문 B2B경매사업을 시작하는 등 B2C기업들까지도 B2B시장 성장가능성을 점치고 이 분야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동안 전자상거래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오프라인 기업들의 시장참여도 줄을 잇고 있다. 특히 미국의 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가 합작회사를 설립해 e마켓플레이스 구축을 추진하는 등 오프라인기업들은 개별적인 SCM을 탈피해 다수 대 다수가 만나는 e마켓플레이스 분야 진출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웹EDI환경의 e마켓플레이스에 모든 기업들이 집중하는 것은 e마켓플레이스가 구매 및 판매비용을 최고 40%까지 떨어뜨려주는 비용절감효과가 있는데다 글로벌시장과 연계, 잠재적인 구매자와 판매자를 확보함으로써 적은 비용으로 매우 큰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트칼프스의 법칙에 따르면 네트워크효과는 참여자수의 제곱에 달한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미 자동차·유통·건설·철강·항공·석유화학·의료·금융·농산물·소비재·전력가스·소매유통·플라스틱·의료건강·반도체 등 업종별 e마켓플레이스 구축이 우리보다 1년이나 빠르게 시작됐다.
이미 해외업체들은 업종과 국적을 떠나 오프라인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들끼리 협력체제를 구축해 B2B시장을 장악하려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해외보다는 1년정도 늦었지만 이미 100여개의 e마켓플레이스가 구축되고 있는 등 이 분야의 진출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미국 등 해외에서 다양한 업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e마켓플레이스 구축이 추진되는 것과 달리 아직 특정업종에 치우치는 실정이다. 또 해외에서는 동일업종의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적과의 동침」현상이 뚜렷한 반면 국내에서는 협업문화 부족 등으로 개별기업별 또는 그룹계열사 중심으로 파편화하는 형편이다.
더욱이 해외에서는 오프라인기업들이 공조체제를 형성해 e마켓플레이스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오프라인기업들의 인식부족으로 인해 종합상사나 온라인업체들이 중심이 돼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고 오프라인기업을 회원사로 모집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e마켓플레이스의 핵심이 부품과 상품, 판매자와 구매자의 참여도에 달려 있는 만큼 온라인과 오프라인간 협력과 조화가 느슨해지면 경쟁력은 물론 수익성까지도 담보해내지 못할 우려가 있다.
산업자원부는 국내에서 e마켓플레이스 구축이 급속히 추진되는 현상은 반기면서도 업체별·그룹별로 파편화하고 중복되는 현상을 방치할 경우 해당 e마켓플레이스는 물론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산자부가 단일화하고 강력한 결속력을 지닌 e마켓플레이스 구축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