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이 독주해 온 국내 멀티플렉스 시장에 동양제과가 도전장을 내면서 국내 복합상영관 시장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제과는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내 16개의 일반상영관과 1개의 특수상영관을 갖춘 복합상영관 「메가박스 씨네플렉스」 1호점을 개관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대구에 10개 스크린을 갖춘 복합상영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동양은 앞으로 총 1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02년까지 전국 주요 도시에 100여개가 넘는 스크린 체인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동양이 멀티플렉스 사업을 강화함에 따라 최근 「CGV 인천14」 「CGV 분당18」의 오픈에 이어 6월과 연말에 각각 「CGV 부산12」 「CGV 대전9」 등을 개점할 예정인 CJ골든빌리지(제일제당)측과 입지 및 관객 확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양사가 개설한 「CGV 강변11」과 「메가박스 씨네플렉스」 1호점은 구의동과 삼성동으로 위치가 근접해 있어 향후 관객 동원 등을 놓고 정면 충돌이 불가피한 상태다.
제일제당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양측이 복합상영관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며 『기존에 축적한 운영 노하우와 양질의 콘텐츠 공급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동양제과측 역시 『유동인구가 많고 입지조건이 좋은 곳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에 따라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며 『제일제당측이 추진중인 멀티플렉스 추가 개점 전략에 크게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업계의 한 관계자는 『멀티플렉스 극장의 확산은 국내 영상산업 인프라 구축 및 질적 수준 향상 차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스크린 수만 늘리는 것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앞으로 합리적이고 선진적인 운영기법을 도입,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양측에 주문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d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