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기청 등록 창투사가 125개를 돌파하는 등 참투사 붐이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대기업은 물론 벤처기업과 중견그룹, 중소·중견기업으로까지 창투업 진출이 대폭 확산되고 있어 올해안으로 창투사가 200개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최근 창투사 진입장벽을 강화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 시행령을 개정,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소폭 강화에 그쳐 현실적으로 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중기청 및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법정 창투사 설립요건으로 전문인력 3명 이상 확보를 의무화하고, 전문인력의 규정을 공인회계사·변호사·세무사 등 전문직 종사자나 창투사 및 금융기관 투자부문 3년 이상 경력자 등으로 명확히 하는 등 창투사 진입장벽을 강화했다.
그러나 코스닥과 제3시장의 출범으로 투자회수기간이 짧아지고 고수익을 올리는 창투사가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문직 종사자나 금융권에서 창투사의 인기가 급등, 정부의 이정도 규정만으로는 현재의 창투사 설립열기를 잠재우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는 이에 따라 현재 사실상 법정자본금 100억원만 있으면 제한없이 진출할 수 있는 창투사 설립요건을 더욱 강화하고, 진입 이후에도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불공정 창투사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 부실창투사에 대한 퇴출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올초 창투사 7곳을 퇴출시키는 등 앞으로 부실창투사들은 과감하게 퇴출할 것이며 이번에 진입장벽도 강화해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퇴출 창투사들이 대부분 거의 투자업무를 하지 않았던 유명무실한 업체들이며 이번 진입장벽 강화안도 선언적인 의미에 불과할 뿐 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가 이처럼 창투사 진입장벽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수요자인 국내 벤처기업의 저변에 비해 지나치게 창투사 수가 많아 과잉 투자경쟁이 지속될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고평가투자-수익률 저하-투자위축-벤처자금 조달의 어려움 등 빈곤의 악순환이 우려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창투사 사장은 『보통 벤처자금의 공급 사이드가 커지면 기업들이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벤처자금을 유치해 창투사가 다다익선일 것으로 알지만 실제로는 투자가·투자회사·기업이 윈-윈해야 하는 벤처비즈니스의 특성상 수급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외국과 달리 정부가 관리감독하는 현실에 비춰 정부차원의 조정기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86년 「중소기업창업지원법」가 제정돼 부산창투(현 부산벤처)를 시작으로 설립되기 시작한 국내 창투사는 지난해 코스닥 활황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 올초 퇴출 및 자진 반납업체 11개사를 제외하고도 현재 125개를 넘어섰으며 월간 10개 안팎의 창투사가 신규로 등록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 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