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갖춘 대기업계열 여신금융전문기관들이 할부금융을 비롯한 리스·융자·카드사업 등에만 전념해오다 본격적인 벤처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캐피탈과 LG캐피탈 등 대기업계열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업에 대한 사업등록을 완료하고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벤처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96년 할부금융전문회사로 출발한 현대캐피탈의 경우 지난 98년 여신금융전문기관 인가를 받으면서 신기술사업금융에 대한 등록을 마쳤으나 지난 98·99년 투자실적이 10억원 정도에 그치는 등 그동안 벤처투자에 대한 실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벤처금융실을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 벌써 15개사에 100억원의 자금을 투자했으며 연말까지 300억∼4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는 벤처금융실 이외에도 재무·회계 등 각 분야 팀장급으로 구성한 벤처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한 것은 물론, 각 팀에서 2명씩의 컨설턴트를 동원해 벤처금융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현대캐피탈은 투자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투자한 벤처기업들이 필요로 한다면 융자와 리스 등 폭넓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LG캐피탈도 지난 3월 25일 금감원에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완료하고 전략기획팀에서 벤처투자에 대한 작업에 들어갔으며 최근 리스영업부문 산하 법인심사팀에서 벤처투자업무를 담당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투자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투자에 적합한 기업들이 많다면 투자 상한선을 정하지 않고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98년 LG신용카드와 LG할부금융이 합병하면서 신용카드이외에 할부금융·리스사업 등을 영위하던 LG캐피탈은 지난 3월 LG창업투자가 그룹계열에서 분리되면서 벤처투자에 대한 사업을 준비해왔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막강한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가진 대기업계열 캐피털들이 벤처사업에 뛰어듦에 따라 기존 은행들의 벤처투자팀과 함께 막강한 투자축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