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IT업체 1·4분기 실적분석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지난 1·4분기 중 대폭적인 매출상승과 순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거품론」에 휩싸인 바 있는 인터넷기업의 경우는 여전히 타부문 기업에 비해 실적이 뒤지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매출 신장도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부문별 1·4분기 실적을 알아본다.

◇인터넷

인터넷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인터넷 전문업체들의 외형이 커지고 있지만 타업종에 비해서는 아직도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LG홈쇼핑·삼구쇼핑은 1·4분기 각각 1157억8600만원, 805억8400여만원의 매출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각각 70억4800만원과 12억400여만원에 달했다.

신용카드조회(VAN) 서비스 전문업체인 한국정보통신은 신용카드 이용액 급증에 힘입어 127억82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14억88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39억5932만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 한 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었으나 영업이익은 14억여원의 적자로 내려 앉았다. 이 밖에 매출과 당기순익이 △골드뱅크 83억여원, 26억여원 적자 △새롬기술 77억여원, 8000만원 △인디시스템 3억3000여만원, 2500여만원 적자 △인터파크 29억1917만원, 29억7128만원 적자 △싸이버텍홀딩스 21억1400만원, 2200만원 등으로 나타나 소위 벤처기업들의 외형은 전반적으로 왜소한 수준이었다. 두루넷·드림라인 등 후발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은 각각 292억여원, 96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초기 투자비 부담이 여전해 각각 393억여원과 94억여원의 적자에서 허덕이고 있다.

◇통신서비스

통신서비스업체는 매출과 순익에서 모두 큰 폭의 성장을 거뒀다. SK텔레콤은 1·4분기 동안 지난해 1년간 매출의 33%(1조3994억원)를 기록했고 순이익도 지난해의 64.5%(1962억원)를 기록했다. 매출 증가보다 순이익 증가가 더 크게 나타난 것은 단말기 보조금의 축소 등 비용요인이 감소하며 늘어난 매출액의 대부분이 이익으로 반영됐기 때문. 한국통신도 매출면에서는 2조5308억원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으나 순이익은 지난해 전체 순이익보다 많은 4002억6000만원을 1·4분기에 올렸다. 데이콤은 140억60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전체 순이익의 80% 수준에 육박했다. 특히 코스닥의 한통프리텔은 7155억6000만원의 매출로 55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59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통신장비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은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테라가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순이익에서 200% 가량의 고성장을 보이는 등 대다수 업체들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사 장비보다는 외산장비 공급으로 순이익 폭이 적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LG정보통신 등 이동통신단말기 제조업체들도 일부 중소단말기업체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평년작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반면 코스닥 시장의 대표적인 실적주로 꼽히는 로커스와 KDC정보통신, 인성정보가 각각 15억8000만원과 5억7000만원, 3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해 불안한 시장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하지만 통신 시장의 특성상 하반기에 매출이 집중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직 실망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증권 및 관련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반도체

PC산업·디지털가전 등의 호조로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급증하면서 삼성전자·현대전자·아남반도체 등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1·4분기 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7조8733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30%를 이미 넘어섰고 순이익은 1조5957억원으로 지난해 순이익의 50%를 상회했다. 현대전자는 2조2065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36%를 차지했으나 489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아남반도체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2326억원과 302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부문 매출의 경우 삼성전자가 2조7000억원을 기록, 이 기간 총 매출의 34% 가량을 차지했고 순이익은 1조3500억원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반도체 분야의 매출이 기타 부문 매출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 현대전자 반도체 부문의 매출액은 1조5856억원으로 70%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 기간 영업이익은 328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50%를 차지했다.

◇컴퓨터 HW·SW

상장 및 코스닥 등록기업 가운데 컴퓨터 및 SW 업체들의 1·4분기 매출실적은 주력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상당폭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데스크톱PC 전문업체인 삼보컴퓨터와 KDS, 현대멀티캡은 해외 수출과 인터넷 PC 보급 활성화와 맞물려 1·4분기 실적이 대폭 향상됐다. 지난해 2조2199억원의 매출을 올린 삼보컴퓨터는 올 1·4분기에 지난해 절반치인 1조2120억원을 벌어들였을 정도로 호조를 보였다. 이어 유니텍전자가 186억원, 제이씨현시스템 552억원, 맥시스템이 1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제이씨현은 지난해 매출(1045억원)과 비교해서 절반을 올 1·4분기에 달성했으며, 맥시스템도 지난해 360억원의 절반이 넘는 19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핸디소프트는 38억원, 한글과컴퓨터 55억원, KDL이 18억원을 기록하는 등 SW 기업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저조했다. 특히 KDL은 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106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쌍용정보통신을 제외한 SI 업체들의 매출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 청호컴넷·한국컴퓨터 등 금융 SI업체들의 실적도 미미한 상승세에 그쳤다.

<증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