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의 연설문 중
『나는 특정산업에 대해 정부가 특별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채택하는 데 대해 경고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특정 산업의 잠재적인 투자 수익률이 예상보다 높다면, 대부분은 그 산업에 대해 민간 투자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둘째, 과연 어떤 기업이나 산업이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를 식별하는 데 있어서 정부가 민간 경제의 주체보다 더 뛰어난 위치에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셋째, 특정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비 지원의 파급효과가 정부의 지원을 정당화할 만큼 실질적이고 분명하게 나타난다고 할지라도, 한 번의 예외적인 사례가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애매모호한 경우에까지 정부의 개입이 확대될 수 있는 위험성이 내포돼 있습니다.』
메모 :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매사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황을 파악하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위기에 봉착했을 때 정부가 나서 성급한 조치나 단기적인 해결책에 집착하지 말라는 충고는 미국 경제정책의 기본 원칙이 돼 있다. 연구 개발과 같은 중요한 영역에서조차도 정책적인 개입이나 간섭을 억제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 역시 마찬가지다. 그린스펀의 지론들은 결국 지난 10여년간 미국 정책에 그대로 반영됨으로써 미국의 제조업이 일본기업들의 강력한 공세에 의해 붕괴될 것이라며 정부 개입을 역설한 경제학자들의 예측을 빗나가게 하고 말았던 것이다.
<서현진논설위원 j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