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터넷시장을 뚫어라>4회-진출 전략(2)

인터넷기업들은 시장확대를 위해 거의 다 중국행을 결심한다. 어떠한 형태가 됐든 중국진출을 원한다. 광활한 시장에 매료돼 중국 땅에 발을 붙이기도 전에 엄청난 수익을 얻는 단꿈부터 꾸고 있다.

최근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인터넷기업들은 한 수 우위의 기술과 마케팅 전략으로 만리장성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조업과 달리 인터넷은 확산속도가 빠르고 국경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착각일 뿐이다. 중국시장은 세계 어느 시장보다 냉엄하다. 단 하나 유리한 조건이 있다면 오랜 역사가 말해주듯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고 정서가 흡사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서비스 독자 진출은 금물=삼성SDS 중국지사에서 3년여 지사장을 지낸 디지카이트 이철 사장은 『중국진출의 첫 걸음은 중국인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의리를 중시하고 한 번 마음을 열면 끝까지 믿어주는 대륙적 기질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정부시책을 살펴봐야 합니다. 정부가 어느 쪽으로 정책을 틀어나가는지를 간파하고 모든 기업전략을 정부의 시책과 맞춰가야 합니다. 다소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중국의 시책은 따라야 합니다. 이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면 정열만 낭비하고 일은 되지 않습니다. 삼성SDS도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을 올린 것이 지난 97년부터입니다.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은 절대 아니죠.』

이 사장이 말하는 인터넷기업의 중국 진출은 인터넷 서비스, SW·솔루션 판매, 자본투자 등 세 가지이다. 먼저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인터넷 서비스 기업 독자적으로 중국에 진출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앞서 설명했듯 인터넷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점시책 중의 하나이므로 한국에서와 같은 시장전략으로 접근했다가는 발도 못 붙인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의 현지화 전략은 합작형태를 택하거나 단독법인의 경우도 중국관련 컨설팅 회사를 통하는 것이 좋다. 통제된 사회이고 외국기업에 대한 배타적 성향 때문에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는 것이 쉽지 않으나 컨설팅회사를 통하면 생각보다 쉽게 단독법인을 설립할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솔루션은 번들로 공략하라=소프트웨어·솔루션 판매는 먼저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중국에 진출한 수많은 외국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중국 인터넷의 상황은 다소 낙후되어 있으나 원하는 수준은 선진형이다. 특히 소프트웨어나 솔루션의 경우 중국시장은 아직 개화되지 못했다. 소프트웨어를 돈주고 산다는 개념이 서 있지 않아 시장 개척에 어려움이 많다. 우리나라가 최근까지 불법 소프트웨어가 범람했듯 중국 소프트웨어 시장 역시 불법 소프트웨어판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시장 공략법은 하드웨어에 끼워 팔아야 한다. PC제조업체와 연계하거나 대규모 유통업체와의 제휴 형식도 좋다. 가격 역시 고려 대상이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평균소득이 전체에 비해 높다고는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맘놓고 살 형편은 못된다. 솔루션을 구매하는 중국 인터넷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자본투자 지금이 적기=세번째로 자본투자다. 중국 인터넷시장의 부흥기를 앞으로 2, 3년 후로 보는 것이 대세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중국의 자본시장은 끓는 물(?)이다. 국내의 경우 코스닥을 통해 주식이 공개되지만 중국은 미국 나스닥에 직상장한다. 중국 인터넷 시장에 대한 기대 때문에 미국에서도 중국 인터넷기업의 나스닥 직상장을 반기는 편이다. 이미 미국의 유력 벤처캐피털에서부터 유럽 벤처캐피털에 이르기까지 중국 인터넷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 인터넷 자본시장은 단기승부도 가능하다. 국내보다 자본이득을 크게 노릴 수도 있다. 또 지금이 중국 인터넷 자본시장 투자 적기이기도 하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