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 여파로 반도체주와 PC관련 종목이 상반된 주가 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17일 대만 중부지역에 강도 5.3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현대전자·아남반도체 등 반도체주는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3일째 상승세를 타면서 각각 34만6000원, 1만7600원에 마감됐으며 전일 주가가 하락한 아남반도체도 다시 상승세로 반전, 1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아남반도체는 200만주가 넘게 거래돼 활발한 거래량을 보였다.
증시 관계자들은 주가 상승과 관련, 대만 지진으로 D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국내 반도체 생산 및 수출이 증가할 수 있어 호재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세계 PC제조사가 지난해 대만 지진 이후 반도체 거래선을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로 돌린 상태여서 이번 지진에 따른 추가 수혜는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지만 상대적인 기대심리가 주가상승을 견인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반도체주와는 달리 PC관련 종목은 주가가 폭락했다. 대만 지진으로 컴퓨터 주기판과 주변기기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 데 따른 것이다. 동양증권 이문한 연구원은 『전체적인 증시 폭락에도 원인이 있지만 대만 지진 여파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면서 『부품 품귀현상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매출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삼보컴퓨터는 전일보다 1500원이 빠진 2만9700원에 마감됐으며 현대멀티캡 역시 전일보다 850원 떨어졌다. 또 주변기기 업체인 맥시스템은 전일보다 1300원, 제이씨현은 300원 떨어지는 등 일제히 동반하락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