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분기 외형은 컸지만 장사는 못했다

지난 1·4분기 코스닥등록기업은 외형상 매출과 순익을 크게 늘리긴 했지만 영업활동에 의한 실적은 사실상 제자리 걸음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화려한 외형성장(순익)이 지분매각이나 금융이득 등에 주로 의존했던 셈이다.

코스닥증권시장(대표 강정호)은 최근 363개 12월 결산법인이 제출한 1·4분기 실적보고서를 집계 분석한 결과 매출 7조7998억원, 순익 559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순익의 경우 지난 한 해 전체규모의 71% 수준으로 급증했지만 이같은 외형확대가 장사를 잘해서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을 제외한 벤처기업과 일반기업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보다 못하거나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률 6.9%에서 지난 분기에는 6%로 오히려 떨어졌으며 일반기업도 5.7%에서 6.5%로 소폭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분기총매출액도 7조7998억원으로 지난 한 해 전체매출의 27% 수준에 그쳐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가증권 평가차익 등 금융이득 증가로 분기 순익은 급증했고 부채비율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특히 벤처기업의 분기 순익 2516억원은 지난 한 해 전체순익에 맞먹는 규모다. 부채비율에서는 벤처기업이 지난 1·4분기 말 현재 평균 73%에 불과해 일반기업의 151%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등록법인 전체적으로는 평균 126%로 지난해 말 138%에서 다소 낮아졌다.

기업별로는 하나로통신이 분기매출 350억원을 달성, 지난 한 해 전체 매출실적인 231억원을 뛰어 넘어 관심을 끌었다. 은행을 제외한 영업이익·경상이익 최고기업은 아시아나항공으로 각각 462억여원과 744억여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사람과기술은 지난 분기 동안 단 한 건의 실적도 올리지 못해 매출액 「제로」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낳았다.

한편 363개 등록법인은 △자산총액 85조642억원 △부채 68조1741억원 △자본금 16조8901억원의 재무현황을 나타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