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위성방송·지상파 방송사, 녹화방송 재전송 관련 분쟁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녹음·녹화 방송을 놓고 유사 위성방송사와 지상파 방송사간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사 위성방송사업자인 미르셋(대표 용창호)이 지난 4월부터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녹음·녹화해 무궁화위성의 통신용 중계기를 활용, 80여 중계유선사업자들을 통해 전송하자 MBC프로덕션(대표 이긍희)측이 저작권 침해와 홈쇼핑 광고 편성 등을 이유로 시정을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MBC프로덕션측은 『미르셋이 MBC 등과 사전협의없이 중계유선사업자들과 지상파 방송 녹음·녹화 대행 계약을 맺어 지상파 프로그램을 전송하는 등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홈쇼핑 광고를 중간에 편성해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MBC프로덕션은 지난달 미르셋측에 구두로 시정을 요구했으나 반응이 없자 법적인 절차를 밟기 위해 KBS·SBS측과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르셋측은 『현재는 홈쇼핑 광고 외에 별로 수익원이 없어 홈쇼핑 사업자와 별도 계약을 맺고 녹음·녹화 방송을 하고 있지만 점차 일반 광고로 대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중계유선사업자들이 공공연하게 홈쇼핑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녹음·녹화를 대행해주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현재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녹화해 전송하고 있는 유사 위성방송 사업자는 비단 미르셋만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위성사업자들이 10∼20% 선에서 지상파 프로그램을 편성해 홈쇼핑 광고와 함께 내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독 미르셋을 문제삼은 것에 대해 MBC프로덕션 관계자는 『미르셋의 경우 100% 지상파 방송 녹화 프로그램을 편성해 홈쇼핑 광고와 함께 내보내고 있으며 시험방송이라는 미명아래 위성방송이 본격화되는 내년 9∼10월에 유사 위성사업자들이 난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취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방송위원회 관계자는 『현행법상 지상파 방송의 녹음·녹화 서비스는 중계유선사업자에게만 허용하고 있다』며 유사 위성방송 사업자의 녹음·녹화 서비스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위성사업자나 중계유선사업자들이 통합 방송법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분쟁에 따른 위성 방송사들의 반응에 주목하는 한편 앞으로 중계유선사업자들의 홈쇼핑 광고 방송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