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공학연구센터에 참여한 중앙대 C교수는 『과기부와 과학재단에서 센터가 몇 편의 논문을 발표하는지에 지나칠 정도로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밝혔다.
논문수는 과대포장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참여교수들은 현재와 같이 우수센터로 지정되고나면 9년간 계속해서 지원을 받는 체제속에서 지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실적평가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센터에 참여하는 일부 교수들이 지나치게 논문을 과대포장해 동료교수들로부터도 비웃음을 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물론 이들의 주장이 100% 맞는 것은 아니다. 98년 과학재단이 내놓은 통계도 이들의 주장과는 약간 상치된다.
98년 우수연구센터 참여교수는 총 1555명으로 전체 이공계교수 2만9913명의 약 5.2%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이 SCI저널에 발표한 논문은 국내외를 포함해 2253편으로 우리나라 전체 SCI 논문발표수인 1만1514편의 19.6%를 차지하고 있다.
10년간 통계로 본 SCI 게재 논문수는 총 2만7383편에 달하고 특허출원만 국내 1422건, 국외 290건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최근 10년간 논문 증가율이 세계 1위를 차지하는데 우수연구센터 참여교수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더욱이 지난 10년간 우수연구센터 배출 인력은 석사 1만235명, 박사 2803명에 이른다.
산학협력 실적은 90∼98년 산학공동연구 2747건, 기술이전 756건, 상품화 및 실용화 480건, 컨소시엄 구성 372건이나 된다.
이에 대해 서울대 K교수는 『센터의 실질적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평가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논문으로 평가하는 계량적 방법에서 벗어나 관련 전문가들의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질적 평가가 이루어지는 체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통계자료를 반박하고 있다.
물론 연구실적과 성과를 지원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평가해 성과가 미미한 연구센터를 과감히 퇴출시키는 제도가 마련돼 있기는 하다.
과학재단이 우수연구센터의 성장 발전단계를 기간별로 초기 1단계 3년을 조성기, 중기 2단계 3년을 발전기, 후기 3단계 3년을 도약기로 구분해 3년마다 중간평가 후 차기 3년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평가등급에 따라 지원예산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평가방법은 1단계 현장평가의 경우 해당 센터별 전문가로 10명 내외의 평가자를 구성해 단계별 목표 대비 달성도, 국제수준의 논문, 인력양성, 학술진흥, 산업체 수탁실적, 연구결과의 실용화 등 경영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2단계 종합평가에서는 우수연구센터의 실적 및 현황,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평가결과에 따른 조치와 이에 연유된 직간접적인 파급효과를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까지 중간평가를 통해 퇴출된 우수연구센터는 한국과학기술원 단 한 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3년 단위로 중간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과학재단의 심사를 통해 퇴출된 센터가 그동안 한 곳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오는 6월 새로 지정될 우수센터 또한 구태를 답습, 사업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논문을 발표하고 양질의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분명 대학이 가지는 고유의 역할이기는 하지만 과학재단이 지원하는 사업목적이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초석으로 자리잡기 위해 센터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수연구센터로 선정되는 것은 단순히 과학재단으로부터 지원받는 것 이상의 파생효과를 가져온다.
우수연구센터로 선정되면 과학재단으로부터의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의 산학협력 의뢰가 끊이지 않는다.
우수과학연구센터는 차치하더라도 우수공학연구센터의 경우 기업들로부터 연구협력 요청이 활발하게 진행돼 과학재단에서 지원하는 금액 이상의 지원을 받는 센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정부와 관련기업의 연구비가 일부 특정대학에 집중되고 있어 과학재단과 우수연구센터들은 소외된 대학들로부터 부러움과 함께 질시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대 C교수는 『SRC의 경우 기초과학 분야의 성격상 구체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우수한 논문발표와 인력양성도 센터가 지향하는 하나의 목적』이라고 주위의 비판을 견제했다.
이에 대해 우수공학센터 참여교수 고려대 K교수의 입장은 또 다르다. 그는 『우수 연구인력 대부분이 해외로 나가 다시 공부하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과학재단의 지원이 100% 효과를 발휘한다고 볼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수과학센터연구를 이끌고 있는 서울대 C교수는 『우수연구센터 투자에 대한 지원성과를 논하기 전에 어떤 기준에서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평가방안을 구체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과기부와 과학재단은 물론 관련 전문가들로 기준과 평가방법을 설정해 실사단을 구성, 센터의 역량을 평가한다면 옥석을 구분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과학기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