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벤처투자시장이 위축, 벤처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벤처업계가 총체적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자금조달과 벤처캐피털의 투자회수를 코스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주가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벤처산업 성장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국내 벤처산업의 안정적인 성장 및 발전을 유도하고 벤처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을 통해 벤처 비즈니스를 계속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코스닥 등 주식시장(public equity) 의존도에서 탈피, 인수합병(M &A)시장을 정부차원에서 벤처 투자회수(exit)의 주력분야로 육성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8일 「코스닥의 주가조정과 M &A의 역할」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코스닥 활황과 한국 벤처산업 활성화는 불가분의 관계며 코스닥 하락이 조정수준을 넘어 과도하게 진행될 경우 벤처산업에 치명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M &A를 대응수단으로 활용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M &A가 △업체간 시너지 효과 △부실기업의 퇴출 △업종의 효율적 조정 △탐색비용의 재분배 등의 효과가 많은데다 외부간섭 없이 시장논리에 의해 벤처산업의 조정역할을 할 수 있어 벤처산업의 건전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벤처캐피털업계는 벤처 붐 조성의 일등공신이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코스닥 부양책이었듯 투자회수가 코스닥으로 제한된 우리 현실에서는 코스닥이 되살아나지 않고는 벤처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벤처산업의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M &A 육성을 통한 투자회수 장치의 다변화가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벤처캐피털협회 김영준 회장(59)은 『미국은 벤처기업들이 창업때부터 회사가치를 높여 좋은 값에 M &A를 하는 데 목표를 둘 정도로 M &A가 성행, M &A를 통한 투자회수가 주식상장(IPO)의 3배를 넘을 정도』라며 『우리도 증권거래법상 주식맞교환(스와핑) 제한과 함께 사회적인 부정적 시각과 기업가들의 지나친 소유욕 등의 문제를 풀어 M &A를 벤처비즈니스 활성화의 촉매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코스닥 지수가 폭락을 거듭하면서 벤처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 벤처기업들 역시 M &A를 활성화, 코스닥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벤처기업협회 장홍순 회장(40)은 『최근 닷컴기업들을 중심으로 M &A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아직은 스와핑 제한 등 법적·제도적인 문제가 많다』며 『정부차원에서 M &A에 대한 체계적인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벤처인큐베이션업계, 학계, 연구소 등 벤처 관련업체 및 기관의 많은 관계자들도 코스닥 중심의 현상황 아래서는 진정한 벤처산업 육성이 힘들며 벤처산업 재도약의 촉매로 M &A를 과감하게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