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접속기기인 라우터 전문업체 미국 주니퍼네트워크는 1996년 설립 이후 불과 4년 만에 세계 시장의 약 20%를 잠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 분야 다크호스다.
라우터는 미국 시스코시스템스가 세계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며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분야다. 그러나 주니퍼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스콧 크렌즈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라우터는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기술 혁신도 계속되고 있어 시스코 독주가 언제까지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신을 보인다. 변화가 있는 한 기회는 찾아 올 것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주니퍼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과 기술의 급변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해 왔기 때문이다.
스콧 CEO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무선기술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 일본 등 아시아 쪽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5월 북미 이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설립된 일본법인의 규모를 두 배로 확대키로 하는 등 이 지역 기반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으며 여러 업체와의 제휴교섭도 추진중이다.
변화를 기회로 삼겠다는 스콧 CEO의 경영철학이 아시아지역 사업 강화를 계기로 시스코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