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버스 D램 공급량 확대에 PCB업계 희색

인텔이 「i820」칩세트의 리콜을 계기로 램버스 D램을 컴퓨터의 주력 메모리로 가져간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반도체업체들도 램버스 D램 생산량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그동안 속앓이를 해온 국내 PCB업체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다.

삼성전기·대덕전자·LG전자·심텍·코리아써키트 등 주요 PCB업체들은 차세대 컴퓨터 메모리로 램버스 D램이 부각될 것으로 판단, 수년 전부터 램버스 D램용 모듈기판의 개발 및 생산설비 구축에 총력을 경주해왔다.

그러나 인텔은 당초 발표했던 램버스 D램용 칩세트의 출시 시기를 수 차례 연기하는 바람에 여기에 쏟아부은 막대한 연구비 및 설비투자비 부담으로 이들 업체는 남모르는 애를 태웠다.

투자비뿐만 아니라 램버스 D램 시장의 형성 시기가 늦춰짐에 따라 선투자를 통한 기회선점 효과가 크게 감쇄되는 것이 국내 PCB업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처럼 국내 PCB업체에 애물단지 역할을 해온 램버스 D램 시장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주요 PCB업체들은 그동안 샘플 생산 수준으로 가동해온 램버스 D램용 모듈기판 생산설비에 기름칠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국내 최대 메모리 모듈용 기판업체인 삼성전기는 이미 인텔 및 삼성전자로부터 램버스 D램용 모듈기판 전기종에 대한 품질승인을 획득, 월 30만개 정도씩 출하해온 경험을 살려 내달부터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이 회사는 미국 킹스턴·HP, 일본 NEC 등 주요 반도체 패키지 및 컴퓨터 업체로부터 제품 품질승인을 얻는 등 공급처 다변화에 총력을 경주해 나갈 계획이다.

심텍은 인텔, 삼성전자, 일본 NEC·도시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주요 반도체업체로부터 램버스 D램용 모듈기판 전기종에 대한 품질승인을 획득, 현재 20만개 정도씩 출하하고 있는 램버스 D램용 모듈기판의 생산량을 30만개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밖에 대덕전자·LG전자·코리아써키트 등도 삼성전자·현대전자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 반도체업체로부터 램버스 D램용 모듈기판에 대한 품질승인을 조기에 마무리짓고,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램버스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3% 정도에 머물고 있으나 연말에는 최소 5%에서 최대 10%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럴 경우 주요 반도체 패키지 기판업계의 수익성은 크게 향상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