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이 오는 2004년 고속철도의 전면 개통과 민영화 앞두고 추진하는 각종 정보화사업에 시스템통합(SI)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사업이 현행 철도와 고속철도의 운영시스템을 상호 연계하는 「고속철도통합정보시스템」 프로젝트다. 현재 정보전략계획(ISP) 수립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이 사업은 고속철도 운행의 성공 여부는 물론 미래 철도 정보화의 추진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 사업은 고속철도 운영을 위한 역무자동화와 고객정보관리 등의 각종 정보시스템 구축은 물론 기존의 발권·발매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작업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철도 민영화에 대비한 정보시스템 아웃소싱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특히 해외 선진 철도 및 항공업체들이 도입하고 있는 여행사, 항공, 호텔, 렌터카 등 운송관련 업체를 연계한 「지역연합 컴퓨터예약시스템(GDS:Global Distribution System)」과 고객관계관리(CRM)기반의 첨단 발권, 발매시스템도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청은 이같은 첨단 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현행 서비스 체계를 뛰어넘어 시간, 지역, 인원별로 차별화된 각종 부가서비스를 실시함으로써 철도 사업을 고가부가치 흑자 사업으로 전환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철도청은 이달 말까지 ISP 수립작업을 완료하고 1∼2개월 가량의 내부검토 작업을 거친 후 곧바로 본사업을 발주, 8월경부터는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 작업에 착수해 고속철도 개통직전인 2003년 말에 사업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속철도통합정보시스템 사업에는 최소 700억원에서 최대 12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며 철도청 자체의 정보화 예산과 함께 총 18조원 규모인 고속전철 건설사업 전체 예산에서 상당부분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재 고속철도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ISP수립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LGEDS시스템을 비롯해 ISP사업 수주전에 참가했던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한국IBM 등 국내외 대형 SI업체 대부분이 본사업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오는 7월부터 본격화될 이 사업 수주전은 유례없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단일 프로젝트로 사업규모가 1000억원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수주 결과에 따른 올해 국내 SI 업계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이와 함께 철도청은 오는 2005년까지 서울, 대전, 부산, 영주 지역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CTC(Centralized Traffic Control)사령실과 고속철도 CTC 사령실을 하나로 묶어 수도권에 통합수송통제센터를 설립, 운영하기로 했다.
CTC는 컴퓨터를 이용해 열차운행을 통제하는 첨단설비로 각 역에 있는 신호보안장치를 원격감시하고 제어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2005년에 통합수송통제센터가 설립되면 전국의 모든 열차운행을 한곳에서 통제, 감시하게 됨으로써 비상사태 발생시 일괄 통제가 가능하며 종합적인 수송운용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또한 고속철도 뿐 아니라 향후 남북철도망연계 및 대륙간횡단열차(TCR, TSR) 운행시에도 종합적인 철도운행 정보수집이 가능해 모든 열차운행상황을 일반국민에게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철도청은 통합수송통제센터 설립을 위해 올해 타당성 조사를 마친 뒤 2001년부터 향후 5년간 총 437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오는 2003년 준공되는 왕십리 민자역사를 이용한 벤처보육사업도 주요 관심거리다.
왕십리 민자역사에는 역무시설과 벤텔, 상업시설, 주차장 등이 함께 들어서며 특히 벤텔동에는 벤처업체는 물론 창업투자회사와 투자조합, 국내외 투자자를 위한 전시장 등 벤처기업 보육에 필요한 각종 지원시설이 갖춰진다.
현재 이 사업은 의료정보화 업체인 비트컴퓨터가 왕십리 민자역사에 20억원 가량의 자금을 출자하고 철도청과 벤텔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를 벌이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