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 윤문석 사장 체제로

윤문석 신임 사장, 김일호 부사장, 강병제 공동대표.

한국오라클이 12년 동안 유지해왔던 강병제 사장 체제를 접고 윤문석 사장 체제로 새롭게 변신한다.

한국오라클은 2001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6월 1일 영업 부문장인 윤문석 부사장(48)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한다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윤 신임사장은 서울대 응용물리학과를 나왔으며 대우를 거쳐 지난 93년부터 영업부문을 총괄해왔다. 윤 사장 승진으로 공석이 된 영업부문장에는 김일호 전 오토데스크코리아 사장(46)이 선임됐다.

이번 인사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의사를 밝힌 강병제 사장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강 사장은 당분간 공동대표직을 유지하며 오라클의 자문역할을 하되 경영권에는 일절 손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강병제-윤문석 체제에서 윤문석-김일호 체제로 바뀌게 된 한국오라클의 향후 변신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강 사장은 이미 3년여 전부터 윤 신임사장을 차기 후계자로 지목해 오라클의 본사 지사장회외에 참석시키는 등 실질적인 살림을 대부분 관장토록 하면서 경영권 이전을 위한 준비작업을 해왔다. 따라서 윤 사장 선임이 예견된 절차이라는 점에서 한국오라클 사업방향이나 영업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윤 신임사장의 경영스타일이 강 사장과 차이가 있는데다 영업총괄을 위해 전격 영입된 김일호 영업부문장 또한 독특한 스타일을 갖고 있어 사업을 수행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전략적인 사업방향 수립에 남다른 감각을 갖고 있는 강 사장과 달리 윤 사장은 적이 없을 정도로 포용력, 인화력이 뛰어나고 사업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기는 주도면밀함을 갖추고 있어 사업 스타일에도 그대로 반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 공격적인 영업 스타일과 독특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김 부사장이 기존 강 사장의 스타일과 비슷하게 오라클 사업에 추진력을 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일방적으로 본사 정책을 수용하는 대부분의 지사와는 달리 지사의 독자성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해온 강 사장이 물러나게 돼 본사와 관계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윤 사장이 이미 2∼3년 전부터 본사와 접촉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는데다 본사 임원진과도 원만하다는 점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한국오라클은 이번 인사에 따른 후속인사와 조직개편을 서두르고 있으며 이달 3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2001 회계연도 사업전략과 조직개편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