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스페인 테라 네트웍스(http://www.terra.com)가 미국 4위의 포털인 라이코스(http://www.lycos.com)를 인수한 것을 분석한 「C넷(http://www.news.com)」 기사가 재미있다. 이번 협상이 밥 데이비스 라이코스 CEO(43)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회사를 팔아 넘긴 경영자에게 더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을 우리의 정서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C넷의 주장에도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C넷은 우선 데이비스가 전쟁에서 패한 장수이기보다는, 새로이 탄생하는 테라라이코스의 사령탑을 맡았다는 점을 더욱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는 또 라이코스 주식 200만 주에 대한 주식매입 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언제라도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볼 수 있게 됐다. 그가 이번 협상에서 명분과 실리를 적절하게 조화시켰다는 설명이다.
데이비스는 지난 82년부터 약 10년 동안 왕래버러터리에서 주로 마케팅관련 업무를 담당한 후 캠벡스·더 맨(http://www.TheMan.com) 등의 경영을 맡는 등 벤처기업 경영자로 변신했었다. 그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은 라이코스에서다. 그는 지난 95년 「사원 1호」로 입사한 라이코스를 AOL·야후 등에 이어 미국 4위 포털업체로 발전시킨 「1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이비스 회장이 이끄는 테라라이코스 연합 함대가 그 동안 미국 업체들이 독주해온 세계 인터넷 판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벌써부터 몹시 궁금해진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