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IMT2000>23회-외국업체는 어떻게 하고 있나

354억달러의 경매 수입을 얻음으로써 국가 채무 경감을 실현케 된 영국 정부의 IMT2000주파수 경매과정은 세계 각국의 IMT2000 허가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매, 비교심사, 혼합방식 등 IMT2000 허가정책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시도했던 유럽내 주변 국가들은 영국의 주파수 경매 허가결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재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경매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을 치른 통신사업자들은 유럽방식인 비동기방식의 확산을 도모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이번 경매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통신사업자간 인수·합병이 활발해질 가능성도 높아 주파수 경매제도는 세계 각국의 IMT2000 허가과정 및 그 이후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국의 주파수 경매결과에 대한 논쟁의 초점은 354억달러에 달하는 경매대금이 진정으로 주파수의 가치를 반영한 것인가, 향후 통신사업자의 사업추진에 악영향을 미칠 개연성은 없는가, 이용자에 대한 요금의 전가여부로 압축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으나 대체적으로 주파수 경매제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주장이 세를 얻고있는 분위기다.

특히 IMT2000에 대한 수요 전개 및 기술발전 정도, 비즈니스 모델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주파수에 대한 정확한 가치평가는 힘들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도한 경매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서비스요금 인상, 이로 인한 시장수요 위축 및 사업성 악화 등 주파수 경매론자들의 악순환 이론은 상당한 세를 얻고 있는 듯하다.

이와 관련, 증권사들은 높은 사업권 획득 비용은 경매도중에도 사업자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우려섞인 분석을 내놓았으며 경매결과 실제로 보다폰사의 주가는 약세로 반전됐다.

주파수 경매제를 해당국이 처한 상황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국처럼 자본 시장이 성숙됐고 수요 전망이 확실할 경우에는 문제가 없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부정적 현상만 양산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자본시장이 불완전할 경우 경매제는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에 의한 시장독점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된다.

영국의 주파수 경매는 세계통신시장의 구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먼저 각국의 사업자 선정방식에 따라 진입비용이 차별화된 상황에서 EU의 단일시장을 놓고 과연 경매대금을 지불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공정경쟁을 진행할 수 있는지도 관심이다.

영국의 경매결과는 유럽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통신사업자간 인수·합병을 야기할 수 있다.

막대한 비용부담문제는 결국 자체적인 자금만에 의한 시장진입 전략보다는 업체간의 제휴 및 합병 등 거대화 전략을 통해 시장진입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가 다가온다면 세계통신시장은 거대통신업체로 재편될 수도 있다.

영국 주파수 경매결과 발표이후 자금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오렌지사가 이미 인수·합병설에 휩싸여있는 상황이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