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가전업계, 선풍기 물량 수급조절 나서

올 더위가 예년보다 20여일 이상 늦게 시작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소형가전 업체들이 선풍기 공급량을 당초 계획보다 30% 정도 줄이는 등 수급조절에 나서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일산업·신한일전기·노비타·오성사·르비앙전자 등 소형가전업체들은 올 여름 더위가 일찍 시작될 것으로 보고 생산물량을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270여만대로 잡았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자 판매부진을 우려해 생산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계절상품인 선풍기는 통상적으로 3월부터 7월말까지 5개월간 생산하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선풍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줄어든 200만∼21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신일산업(대표 김영 http://www.shinil.co.kr)은 올해 선풍기 생산목표를 120만대로 잡고 누드형 디자인 선풍기를 개발하는 등 의욕적으로 나섰으나 더위가 늦어짐에 따라 생산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17% 줄어든 100만대로 축소조정했다. 신일산업은 올 들어 현재까지 자사 선풍기 30여만대를 공급했으며 이는 예년 같은기간 공급량에 비해 30% 정도 줄어든 것이다.

신한일전기(대표 권태완 http://www.hanilelec.co.kr)는 선풍기 생산량을 85만대로 잡았으나 현재와 같은 날씨가 계속 이어질 경우 생산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일전기 역시 현재까지 18만대 가량을 공급, 예년에 비해 공급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에 선풍기를 공급하는 노비타(대표 김영온 http://www.novita.co.kr)는 올해 생산목표를 9만대로 잡았으나 현재까지 3만여대를 생산했다. 노비타는 파세코, 르비앙전자, 우림전자에서 10만, 8만, 3만대씩을 각각 공급받아 총 30만대를 삼성전자 브랜드로 시중에 공급할 계획이지만 날씨 변동에 따라 수급물량을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오성사(대표 강상근 http://www.ohsungsa.co.kr)는 자사제품 25만대, LG전자 OEM 물량 8만대 등 총 33만대를 생산키로 했으나 5월 말 현재 총 물량의 50%인 18만대만 생산하고 나머지는 날씨 상황을 보면서 조정해 나가기로 했다.

르비앙전자(대표 박덕성 http://www.rebiang.co.kr)도 당초 자사제품 4만대, OEM제품 13만대를 포함해 총 17만대를 공급할 계획으로 현재까지 생산목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6만5000여만대를 공급했다.

이밖에 세라테크(대표 이근모 http://www.sella.co.kr), 파세코(대표 유병진 http://www.paseco.co.kr), 세일사(대표 권사영 http://www.seilsa.com) 등도 현재까지 각각 12만대, 4만대, 4만대를 공급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 예상과 달리 더위가 늦게 찾아올 조짐이어서 업체들이 대량 공급을 꺼려 예년 이맘 때에 비해 선풍기 공급량이 신통치 않다』며 『늦더위가 몰려온다고 해도 생산시기를 마냥 늦출 수는 없으므로 올해 선풍기 공급량은 연초 예상보다 30∼40% 이상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