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신규 채널(PP)들의 프로그램 송출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초 방송위원회가 기존의 29개 케이블 PP와 별도로 신규 PP 15개 사업자를 새로 승인했으나 케이블 SO들이 가입자에게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전송망 대역폭이 태부족한 데다 케이블 컨버터 부품 교체, 정통부 기술기준 개정 작업 등의 늑장으로 인해 신규 PP들의 프로그램 송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신규 PP 프로그램 송출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전송 대역폭의 부족이다. 특히 한국통신의 전송망을 사용중인 SO들의 경우 450㎒ 대역까지만 프로그램을 내보낼 수 있기 때문에 신규 PP를 전부 송출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SO들이 전송할 수 있는 채널 수는 SO별로 상이한데 29개 기존 PP, 해외 위성방송 채널, 지상파 방송, 자가 채널 등을 감안할 경우 추가 전송 가능한 채널 수는 5∼10개 수준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현행 정통부 기술 기준도 현실에 맞게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통부가 운용해왔던 종합유선방송 시설 기준은 SO들이 450㎒ 대역 이내에서 방송을 송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록 750㎒ 대역을 지원할 수 있는 전송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450㎒ 대역 이상은 방송 대역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와 관련, 정통부측은 앞으로 케이블 SO들이 450㎒ 이상의 주파수 대역도 방송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기준 개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술기준이 개정되더라도 한전망(파워콤)을 사용중인 SO와 달리 한국통신망을 사용중인 SO들은 여전히 전송 대역폭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입자 장비인 케이블 컨버터의 부품 교체도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디지털 세트톱박스의 보급과 맞물려 있는 사안이어서 신중한 검토를 필요로 하고 있다.
현재 보급된 상당수 컨버터가 450㎒ 대역 이내의 방송만을 수신할 수 있기 때문에 450㎒ 대역 이상에서 프로그램을 송출할 경우 방송 수신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케이블 SO들은 이번에 컨버터 부품을 교체할 것인가 아니면 추후 디지털 세트톱박스 도입시 한꺼번에 바꾸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놓고 한창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신규 PP들이 프로그램 송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케이블 SO들이 신규 PP를 대상으로 송출료, 마케팅비용 지원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