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닷컴기업 대상 획기적인 판매전략 구사

정보기술(IT) 주요 업체들이 인터넷 닷컴기업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가격 및 지불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기존 판매정책에 일대 변화가 일고 있다.

한국IBM·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오라클·한국BMC·한국CA 등 국내 주요 IT업체들은 최근 들어 닷컴기업을 대상으로 한 각종 전략을 내놓으면서 이제까지 주류를 이뤄오던 일괄판매 및 라이선스 공급방식과는 다른 획기적인 판매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이같은 판매전략에는 파격적인 할인율 적용은 물론 할부판매, 수익에 따른 단계별 지불, 주식에 의한 지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으며 아예 미래 매출의 몇%를 받는 방식까지 거론되는 등 가격 및 지불방식의 파괴가 이뤄지고 있다. 이밖에 초기 자금력이 부족한 닷컴기업을 위해 파이낸스를 위한 전담부서 혹은 별도 법인을 두고 리스업무를 관장하는 등 IT업체들의 닷컴기업 끌어안기 전략이 점점 가속화하고 있다.

IT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급증하는 닷컴기업에 자사의 플랫폼과 솔루션을 제공해 시장기반을 넓히는 것은 물론 향후 각 산업업종의 시장구조를 재편하는 신흥세력으로 부상할 잠재성이 있는 이들 닷컴기업을 자사의 영향력 안으로 흡수함으로써 미래시장에서도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넷젠사업부를 발족시키는 등 닷컴기업 지원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ASP·ISP·포털업체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가격 및 금융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IBM은 지난 2월부터 AS/400 등의 시스템과 관련 SW를 30개월 동안 매월 제품가의 30분의 1 비용으로 빌려쓰다 30개월 후에는 제품을 가질 수 있는 렌트투온(Rent-to-Own) 프로그램과 매달 제품 판매가의 2%만 내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2% 리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렌트투온 프로그램의 경우 15개월 동안 대금지불에 문제가 없을 경우 위약금을 물지 않고도 제품을 반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최근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인 IBM DB2 UDB7을 발표하면서 ASP들이 초기 구매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가입자별 혹은 트랜잭션별로 솔루션을 구현하고 추후 비즈니스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에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수익의 일부를 비용으로 받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BMC(대표 손영진) 역시 닷컴기업에 한해 이제까지 유지해왔던 라이선스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유연한 가격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BMC는 판매대금을 주식 형태로 받는 것을 비롯해 당장은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미래 매출의 일정 부분을 거둬들이는 방식, 자본참여를 통해 지원하는 방식, 할부판매 등 어떤 형식이든 합의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이상헌)는 닷컴기업을 대상으로 한 아이포스 전략을 내놓으면서 파격적인 할인판매와 할부판매를 제시하고 있다. 썬은 닷컴기업이 아이포스 프로그램을 통해 썬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컨설팅 등을 일괄 구매할 경우 개별 구입하는 비용의 10%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거래가 가능하며 이와 함께 할부구입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국오라클(대표 강병제)은 지난 3월 인터넷 닷컴기업들에 자사의 각종 IT솔루션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오라클 인터넷 벤처 커뮤니티(OIVC) 프로그램으로 800여개의 닷컴기업을 회원사로 확보한 데 이어 6월 1일부터 시작하는 2001회계연도에도 닷컴기업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가격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오라클은 닷컴기업의 경우 초기 자본이 부족하다고 보고 파격적인 가격정책과 유연한 지불방식을 통해 자사의 솔루션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CA(대표 하만정) 역시 3·4분기중으로 닷컴기업을 대상으로 가격할인과 할부판매를 병행하는 판매 프로그램을 내놓을 방침이다. CA는 자사 제품군 중 스토리지 관리솔루션인 아크서브잇과 보안제품군 등에 대해 이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며 현재 할인율과 할부기간 등에 대해 협력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