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등 제조업 벤처투자 활성화 조짐

인터넷 바람에 밀려 그동안 투자자들로부터 상대적으로 소외돼왔던 부품·소재·환경·기계 등 제조업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23일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침체가 장기화되고 인터넷비즈니스에 대한 거품논란이 고조되면서 창투사와 투자조합 등 벤처캐피털들이 오프라인의 수익기반이 뚜렷하고 인터넷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품이 덜한 것으로 평가받는 제조업 벤처로 투자방향을 돌리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벤처산업의 저변확대를 통한 균형발전을 위해 소외된 제조업종의 벤처육성을 천명하고 나선데다 국내 제조업이 전후방 관련산업이 잘 발달돼 수급기반이 비교적 원활한 점을 감안, 벤처캐피털업계가 부품·소재 전용 펀드결성까지 추진하고 있다.

대양창투(대표 이준욱)는 중기청에서 70억원, 전자부품연구원(KETI)에서 10억원 등의 출자를 받고 자체자금 15억원, 금융기관·일반법인·개인·주주사 등에서 205억원을 모집, 총 300억원 규모의 전자부품·소재 벤처기업에 특화하는 테마형 펀드인 「대양4호전자전문투자조합」을 다음달 안에 결성할 예정이다.

대양창투는 특히 KETI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앞으로 KETI가 43개 연구소 및 대학과 체결한 기술개발 컨소시엄을 통해 발굴한 부품·소재 분야의 벤처기업에 대해 기술성 검토, 기술자문, 공동개발 등을 의뢰해 앞으로 제조업 벤처를 대폭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화학물질 및 배터리 전문업체인 서통 계열 벤처캐피털인 한림창투(대표 최명진)도 중기청과 전자부품연구원 등의 출자를 받아 총 100억원대의 부품·소재 전문 벤처펀드 결성을 추진하기로 하고 현재 금융기관·법인 등을 대상으로 출자자금을 모집중이다.

다음달중에 창투사를 자회사로 출범시킬 예정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박상희)는 국내 중소 제조업 기반의 최대 사업자 단체라는 명분을 최대한 살려 부품·소재·기계·화학 등 제조업 기반의 벤처기업 투자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아이원벤처캐피털이 최근 50억원짜리 무선통신(RF)부품 전용 펀드를 조성, 본격 투자에 착수했으며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국민벤처펀드도 제조업 기반의 벤처투자 비중이 높다. 또 중기청이 설립한 종합 벤처인큐베이팅업체인 다산벤처도 상대적으로 소외된 제조업 중심으로 투자자금을 운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제조업이 투자회수기간이 길고 코스닥에서 인터넷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투자가 다소 부진했으나 인터넷 거품론이 고조되면서 벤처펀드를 운용중인 벤처캐피털들도 제조업쪽으로 관심을 선회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