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일관가공(fab)라인에서 나오는 중고 유휴장비나 설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를 수리(refurbish)·매각하는 판매체계의 구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24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Fab 유휴설비·장비의 효과적인 활용방안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국내에서도 반도체 제조용 중고장비가 적게는 500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수요 및 판매정보를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fab의 중고 유휴장비의 수리를 맡을 설비업체나 중간 판매업체의 설립과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김재욱 전무는 『웨이퍼 크기가 200㎜에서 300㎜, 450㎜㎜로 대구경화하는데다 디바이스 디자인 룰 변화에 따른 라인 업그레이드와 제품의 변화에 따른 신규공정 도입 등으로 앞으로도 중고설비들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유휴장비를 수리할 수 있는 설비업체 및 중간 경매업체를 양성하고 해외업체나 인터넷을 통해 공개매각이나 교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전자 오춘식 상무는 『기존 메모리 fab을 시스템IC fab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fab에서 오래 사용한 중고장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또 이른바 「장비 수리센터」를 세워 부품을 재사용하거나 소 필터(saw filter) 디스플레이 등 반도체 연관사업에 활용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 최양오 수석부사장도 『미국의 경우 중고 반도체장비에 대해 매매시 세금혜택을 주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유휴설비 활용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반도체장비업체들은 소자업체들의 주도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한편, 수리·판매업체 설립 및 정보공유를 위한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경수 피에스케이테크 사장은 『유휴장비의 수리·판매를 위한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소자업체들이 사내 관련팀을 분사시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길 한국베리안 사장도 『중고 유휴장비의 수리·판매에 있어서 공급과 수요간 납기를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관련시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