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서비스프로바이더(ASP)사업 창시자로 불리는 미 코리오 사장인 재미교포 사업가 조너선 리(41). 그가 삼성SDS와 손잡고 국내에서 ASP사업을 시작한다. 코리오는 삼성SDS와 합작, 코리오SDS를 설립하고 조만간 ASP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세계 최고의 ASP업체와 국내 최대 SI업체의 만남인 코리오SDS가 ASP사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에서 과연 어떻게 사업을 펼칠 것인가는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코리오SDS의 대표를 맡고 있는 조너선 리는 철저히 국내 실정에 맞는 토착형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생각이다.
코리오는 이미 상당수의 ASP용 프로그램을 확보하고 있다. 피플소프트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커머스원의 B2B 익스체인지 엔진, SAP의 ERP까지 10여종의 ASP 프로그램을 서비스중이다.
하지만 코리오SDS는 ERP의 경우 삼성SDS의 유니ERP를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가능한 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국내에서 조달한다는 원칙이다.
이유는 두가지다.
코리오SDS가 주 공략대상으로 삼는 곳은 성장유망기업들이다. 성장유망기업들이 필요한 업무용 프로그램은 결코 대기업들의 것과는 다르다는 게 코리오SDS의 판단이다.
SAP나 오라클 등의 프로그램은 대기업에 적당한 것이지 중소기업들에는 「개 발에 편자」라고 평가한다. 전체 프로그램의 20%도 채 사용하지 못하는 게 중소기업의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국내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야말로 국내 중소기업들의 실정을 가장 잘 고려한 맞춤형이 될 수 있다고 코리오SDS는 판단하고 있다.
코리오SDS는 가능한 한 많은 국내 업체들을 파트너로 삼아 국산 기업용 프로그램을 ASP용으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고객관계관리(CRM) 프로그램은 국내업체가 유력한 파트너로 고려되고 있다.
국내에서 조달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코리오가 확보한 ASP용 프로그램들 중에서 선택해 사용할 계획이다.
코리오SDS는 이런 방법을 통해 중소기업의 업무와 e비즈니스화에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기능과 품질 좋은 프로그램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중소기업들이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계산이다.
국산 프로그램을 ASP용으로 서비스하면서 발생가능한 모든 기술적 문제들은 연구개발투자와 코리오의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코리오SDS의 설명이다.
코리오SDS는 패키지 프로그램을 웹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환경으로 전환하고 각 업체에 필요한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ASP가 이미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서비스한다지만 그럴수록 코어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게 조너선 리의 신념이다.
코리오SDS는 많은 파트너와 프로그램을 확보함으로써 기업들의 주업무용 프로그램은 가능한 한 모두 서비스할 수 있는 소위 ASP포털을 지향하고 있다.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성장해 나가면서 추가로 필요한 확장모델을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다.
코리오SDS가 걱정하는 것은 무조건 외산 유명 프로그램만을 선호하는 풍토다.
코리오는 SAP와도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코리오SDS도 얼마든지 SAP ERP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고객들의 낭비이자 사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아무래도 비싼 값에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코리오SDS는 고객중심의 경영원칙에 충실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이 인터넷비즈니스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같이 성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국내 ASP사업과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잘못된 IT에 대한 인식과 환경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코리오SDS는 코리오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얹어 국산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려놓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기술력에서는 인정을 받으면서도 시장에서 냉대를 받는 모순된 현실을 타파해 보겠다는 포부다.
새로이 부상하는 ASP산업은 기존 IT산업 환경을 혁명적으로 전환시키는 변수인 만큼 이같은 비전의 실현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믿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