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대상기업 선정시 80%는 최고경영자(CEO)에 비중을 둡니다. 나머지는 그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채널이 확보돼 있는가를 봅니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동참할 수 있어야만 벤처캐피털의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코스닥에 대해 아무도 신경쓰지 않던 지난 96년 대우증권 코스닥팀장을 맞아 수많은 벤처기업의 성장과 소멸을 지켜봐온 아시아벤처금융의 서동표 사장(38)은 결국 기업의 가치, 특히 벤처기업의 가치 및 성장잠재력은 그 기업의 CEO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한다.
CEO가 얼마나 벤처정신으로 무장돼 있느냐가 벤처기업의 성공여부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펀딩에 의한 몸집 부풀리기가 아닌 진정한 가치, 즉 어느 정도의 결실을 거둘 수 있는 기업이냐가 현재 벤처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한다.
지난 98년 12월 설립, 초기 벤처캐피털시장을 노크했던 서 사장은 벤처캐피털은 기본적으로 벤처기업에 자금조달·경영자문은 물론 외자유치·신규사업에 대한 경영컨설팅, 기업가치분석·IR·PR, 외자유치 조달 등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벤처캐피털도 투자기업과 함께 성장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때문에 서 사장은 벤처캐피털들의 투자 붐이 일었던 지난해 말 이후부터는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투자한 350억원도 대부분 상반기중에 이뤄진 것이었다. 지금 찾고 있는 투자대상도 수십배의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벤처기업들이 아닌 신생벤처기업이다.
『대우증권 재직시설 싱가포르의 GIC로부터 2000만달러의 외자유치를 받아 액면가 투자가 아닌 시가투자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어려웠던 시절 벤처기업들이 올바른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높은 프리미엄 문화는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서 사장은 또 벤처캐피털의 성공은 고객인 벤처기업들로부터 성공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라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벤처기업이 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아 기업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할 때 비로소 성공적인 투자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할 수 있는 벤처기업은 CEO가 언제든지 자신의 자리를 내놓을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기업이 성장하는 데 있어 자신보다 더 능력 있는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벤처캐피털을 하는 저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서 사장은 『지난해까지는 하프코스에 도전했지만 올해는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할 것』이라며 『벤처투자도 마라톤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벤처캐피털과 벤처기업은 기본적으로 5년 이상 함께 달릴 수 있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것이 서 사장의 지론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