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뉴트랜드>박인철 지오스테크놀러지 사장

최근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본격화하면서 가장 각광받는 인기 콘텐츠 중 하나가 전자지도 정보다. 그러나 불과 1∼2년 전만해도 전자지도는 특정 산업의 지리정보시스템(GIS) 분야에서만 사용돼 왔다. 일부 중소 GIS 전문업체들이 전자지도 정보를 수록한 CD롬 제품을 출시하기는 했으나 일반인들에게 널리 보급되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초로 전자지도 정보 제공을 회사의 주력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하고 이를 과감히 밀어붙여 새로운 신규 시장을 개척해낸 사람이 바로 지오스테크놀러지의 박인철 사장(32)이다.

『전자지도는 일반 생활 정보로서는 물론이고 물류, 유통 등 산업분야의 기본적인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콘텐츠 상품이며 따라서 그 수요도 갈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게 박 사장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박 사장이 이처럼 전자지도가 지닌 콘텐츠로서의 상품성을 예견하고 그동안 각종 GIS 사업을 통해 확보한 전자지도 데이터를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든다는 사업 전략을 세운 것도 불과 지난해의 일이다. 기본적인 사업전략이 수립되자 그는 회사가 지닌 모든 역량을 전자지도 콘텐츠 사업에 쏟아부었다.

이를 통해 올해안에 지오스테크놀러지를 국내 최고의 전자지도 정보 제공업체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박 사장이 세운 1차적인 목표다.

우선 박 사장은 최고의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인재가 필요하다고 보고 올해 신규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연봉 1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단순 지도용역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는 다른 GIS업체들에 박 사장의 이같은 고액 연봉 제의는 가히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회사 사무실도 서울 변두리의 벤처타운에서 강남 테헤란로 최고 중심가로 옮겼다. 그리고 전자지도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내 GIS산업의 저변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인식 아래 올해부터 매년 1억원의 GIS 연구기금을 관련 학계 및 연구기관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같은 박 사장의 전자지도 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타운넷」이라는 자회사의 설립으로 이어진다. 타운넷은 전국의 전자지도와 생활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전담 조직이다. 지역별로 배치할 전담 요원만도 200명에 달하며 이 사업에만 무려 168억원이 투자된다.

더욱이 전국에 80여개의 「타운 오피서」를 두고 그 직속으로 총 3000여명의 생활정보 조사요원을 투입해 실시간으로 각종 지리·생활 정보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타운넷에 대한 박 사장의 이같은 과감한 투자 방식에 대해 주변 GIS업계는 기대반 우려반의 반응들이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지리정보에 대한 엄청난 투자가 그만큼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부동산 관련업체, 지도제작 업체, 자동항법장치(CNS) 업체, 무선통신 업체는 물론이고 대기업, 물류, 유통업체, 프랜차이즈 업체 등 지리정보 및 시장조사DB에 대한 국내 수요는 엄청나다』고 강조한다.

또한 『지리정보를 포함해 살아 숨쉬는 각종 지역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인터넷과 실제공간 사이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국내 최고의 보털사이트로 자리잡는 것이 타운넷의 사업목표』라고 잘라 말한다.

따라서 「전자지도」라는 미개척 분야에 대한 박인철 사장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과감한 투자로 새로운 시장 수요를 창출하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것이 젊은 경영인으로서 박 사장이 선언한 최종 사업 목표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