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 기업들도 사고의 전환을 할 때입니다. 한국은 소프트웨어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기술을 제대로 못 살리고 있을 뿐입니다.』
코리오SDS 대표를 맡은 조너선 리(41)는 벌써 수차례 한국 방문 경험으로 국내 사정을 웬만큼 터득했는지 첫 마디부터 강변을 토한다.
『「남들이 쓰면 나도 쓰겠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제품을 놓아두고 다른 것을 썼다가 잘못되면 어떻게 하나」 한국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입니다.』
조너선 리는 유니ERP가 한국 중소기업들에 가장 잘맞는 좋은 프로그램임에도 한국에서 널리 통용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애석해 했다.
『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첫 고객의 두터운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ASP라는 새로운 개념의 사업을 이해해 주고 믿어준 첫 고객이 있었기에 ASP사업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새로운 것이라고,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믿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새로운 콘셉트와 비전을 가진 사업이 싹을 틔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인터넷사업은 사실 기술력보다 누가 새로운 비즈니스 콘셉트와 비전을 창조해 내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미국이 인터넷산업을 주도하는 것은 바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창조력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국이 인터넷시대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모험과 개척정신을 지닌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또 이를 수용하려는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가 삼성SDS와 합작해 코리오SDS를 설립한 것은 이같은 사명감도 크게 작용했다고 토로한다.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ASP사업을 하려면 분위기가 성숙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계적인 업무용 프로그램 외에는 사용하려 들지 않는 인식의 벽이 두터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냥 기다려서만은 안됩니다. 누군가가 이 벽을 허물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한국의 인터넷산업과 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조너선 리는 한국에서도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기를 믿고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용기있는 고객이 나타나기를 고대한다고 피력했다.
『사실 미국에서도 첫고객을 만나는데 4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첫 고객을 만난 이후에는 고객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인터넷사업을 개척하는 것은 공급자와 고객이 모두 창조적 모험정신과 상호 신뢰를 동시에 공유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ASP사업도 매우 빠르고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ASP사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힘듭니다. 누가 고객에게 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그는 현재 ASP 포털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지금 종래의 업무를 웹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에서부터 전자상거래를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기법들을 도입하고 구사하려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활동에는 많은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그만큼 돈이 들어갑니다. 이제 과거처럼 필요한 모든 것을 직접 갖추기에는 너무 벅차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코리오SDS는 중소기업들이 성장해 나가면서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것을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들에 성장의 동반자, 협력자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그렇다고 중소기업만을 고객으로 한정하지는 않는다. 코리오SDS도 코리오처럼 대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풀 패키지형태의 프로그램도 서비스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그러나 ASP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은 중소기업인 만큼 중소기업들을 위한 서비스제공에 주력할 생각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이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들대로 필요한 것이 다르지요. ASP사업은 고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가장 적합하게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티그레이션 기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기술은 대형 프로그램 벤더들이 제공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ASP업체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할 부분입니다.』
조너선 리는 한국의 ASP산업 발전과 산업경쟁력을 위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모두 쏟아붓겠다며 지켜봐 달라고 하면서 말을 마쳤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