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화폐포럼이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포럼은 앞으로 전자화폐의 안전성은 물론 각기 다른 전자화폐의 호환을 위한 표준화에 주도적으로 나선다.
서정욱 초대 의장(42)이 강조하는 포럼의 첫째 임무는 단연 「표준화」다.
『전자화폐는 사회간접자본과 같은 경제 인프라입니다.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표준이 세워져야 합니다. 기본 뼈대인 표준화 없이는 시장 활성화,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도 힘들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포럼은 정부·산업계·학계의 의견을 모아 전자화폐 표준화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사실 국내에서 금융결제원과 몬덱스·비자코리아 주도로 전자화폐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일정한 기준이 없어 전자화폐 호환성 확보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카드단말기 등 솔루션이나 장비업체는 중복 투자가 불가피했으며 소비자도 이용상 불편을 겪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전자화폐 표준화의 중요성을 입증하듯 이번 포럼에는 37개 업체가 참여의사를 밝혔다. 금융결제원·몬덱스·비자코리아 등 전자화폐업체, 17개 카드 및 단말기업체, 4개 통신사업자, 2개 칩 제조업체, 4개 전자지불 솔루션 및 보안업체, 법률사업자 등 분야별로 36개 기관과 업체가 활동하게 된다.
『표준화를 위해서는 폭넓은 의견 수렴이 뒤따라야 합니다. 산업계만으로는 전자화폐가 정착되기 힘들다는 생각입니다. 전자화폐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를 위해서는 정부 부처, 전자화폐 확산과 보급을 위해서는 언론기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전자화폐포럼은 표준화뿐 아니라 국내외 전자화폐 실태와 기술 동향을 분석해 이를 공유하고 해외 전자화폐 관련 기구나 민간포럼 활동에도 적극 참여키로 했다.
『전자화폐 표준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세계 표준도 지원해야 합니다. 세계 동향을 주시하며 표준화를 주도해 나가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표준을 세계 표준으로 정착하는 방안도 고려중입니다. 물론 국내업체가 개발한 전자화폐 시스템 수출에도 도움을 줄 생각입니다.』
이번에 전자화폐포럼을 이끌게 된 서정욱 의장은 지난 83년 한국전자지불연구소를 시작으로 84년부터 전자통신연구원에서 TDX교환기와 차세대 암호기술 개발을 주도했으며 현재 한국전자지불연구원 원장으로 재직중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