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그마 기업혁명」(마이클 해리·리차드 슈뢰더 지음 김영사 신국판 358쪽)
GE의 잭 웰치 회장은 최근 『2000년 말까지 경쟁사보다 1만배는 더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말을 했다. 이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6시그마 기업 혁신 전략이 숨어 있다. 지난 95년 약 3.5시그마 수준에 있던 GE는 6시그마 달성을 시도한 이후 98년에 16.7%의 영업 수익률을 달성했다. 6시그마로 인해 97년 GE의 영업 수익은 3억달러를 상회했고 98년에는 6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이같은 GE의 성공에 힘입어 6시그마 기업 혁신 전략은 전세계 기업으로 들불처럼 확산됐다. 모토로라·폴라로이드·소니·혼다 등 초일류기업들이 6시그마 운동 덕으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으며 국내 기업들도 6시그마 운동을 도입했다.
도대체 무엇이 6시그마 운동을 전세계적으로 확산시켰고 기업의 문화를 바꿔놓고 있는 것일까.
6시그마를 설계하고 20여년간 산업현장에 이를 접목해온 마이클 해리 박사와 리처드 슈뢰더는 이 책을 통해 6시그마 기업 혁명의 본질에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다.
시그마란 통계학적인 용어로 표준편차를 의미한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말한다면 「6시그마 품질수준」은 100만개 제품 가운데 불량품이 단 3.4개 이내인 것을 일컫는다. 대부분 회사는 3∼4시그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즉 100만개 제품 가운데 최소한 불량품이 6000개를 넘는다는 얘기다. 이는 6시그마 품질 수준을 달성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6시그마와 통계학이 매우 중요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흔히 통계학은 따분하고 복잡한 것으로 여기고 있으나 저자들은 통계학이야말로 창의적이고 단순명료하다고 주장한다.
6시그마 혁신전략의 주요 명제 중 하나는 「측정할 수 없는 것은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프로세스를 숫자로 나타낼 수 없는 회사는 프로세스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며 자신들의 회사가 처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사람인 해리 박사는 6시그마를 「통계적인 측정이자 기업전략의 철학」이라고까지 정의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기업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측정하는 것이야말로 6시그마의 기본 토대라는 지적이다.
저자들은 또한 이 책을 통해 「숨겨진 공장의 가면을 벗기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숨겨진 공장이라는 은유적인 표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4시그마나 더 낮은 수준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회사는 소위 불량과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하는 데 막대한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회사들은 무의식적으로 숨겨진 공장(Hidden Factory), 즉 제조공정 중에 발생한 오류를 수정하기 위한 임시방편적인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만드는 데 익숙해 있다. 이러한 시스템과 프로세스들은 불필요한 공간과 시간을 차지한다. 이는 나쁜 프로세스를 숨기고 있는 것이다.
저자들은 불량률이 증가함에 따라 숨겨진 공장이 번창하고 비용이 증가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대다수 회사 중역들은 숨겨진 공장이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저자들의 생각이다. 숨겨진 공장을 공개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6시그마 기업 혁신 전략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 중 하나다.
사실 6시그마의 본질은 품질이 아니다. 향상된 품질과 능률이 6시그마의 부산물이기는 하지만 6시그마는 근본적으로 수익성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책의 주제인 6시그마는 수익성을 엄청나게 향상시키는 경영혁신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6시그마는 제조공정과 서비스 프로세스의 결함을 줄임으로써 소비자들에게는 최저 비용으로 고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토록 하고 기업에는 극적인 수익증대를 거둘 수 있도록 한다는 지적이다.
이 책은 6시그마의 명확한 개념 정립부터 구체적인 실행단계, 조직구성의 방법, 추진일정까지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6시그마를 설계했고 세계적인 기업들의 6시그마를 주도했던 저자의 20년에 걸친 노하우와 전략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