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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등록 정보기술(IT)업체들이 자사주펀드를 조성하고 주가방어에 나섰다.
최근 첨단기술주에 대한 거품론 확산과 수급 불균형 등으로 코스닥 등록 업체들의 주가가 무차별적으로 하락하자 업체들이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자사주펀드는 일정기간 해당업체의 주가흐름을 지켜보다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질 경우 투입되는 자금으로 일과성 이벤트에 그치는 단순한 자사주 매입과는 성격이 다르다.
특히 최근 주가폭락으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자사주펀드를 조성하는 코스닥 등록 업체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코스닥 등록 IT업체 가운데 인성정보·넷컴스토리지·한국기술투자·크린크리에티브·메디다스·동진쎄미켐·서울일렉트론 등이 이미 주가관리를 위한 자사주펀드를 조성한 상태. 이들 업체의 자사주펀드 조성이 모두 최근 일주일새 이뤄진 것도 눈길을 끈다.
크린크리에티브는 26일 자기자금으로 모두 4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의 가격 안정에 나서기로 하고 산업은행과 계약을 체결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자사주펀드 운용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1월 26일까지 6개월간. 크린크리에티브는 최근 코스닥시장 불안으로 지난 3월 2만원대이던 주가가 6000원대까지 밀리자 적극적인 주가 방어에 나선 것.
한국기술투자는 오는 30일부터 1년간 자기자금으로 주택은행에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펀드를 설정, 운용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현재 한국기술투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6.72%인 591만2000여주다.
이에 앞서 인성정보는 지난 24일부터 1년간 운용되는 90억원 규모의 자사주펀드 결성을 결의하고 국민은행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한국기술투자 등 일부 업체들의 주가가 자사주펀드 결의 당일 하락하는 등 증시에서 자사주펀드 결성이 별다른 호재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굿모닝증권 김동준 연구원은 『자사주펀드 조성은 소액주주 보호와 주가관리 차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겠지만 수급개선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