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지난 24일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 대해 미성년자 적합판정을 내림에 따라 이 게임에 대한 폭력성 시비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중독성이 심하고 폭력이 난무해 청소년들이 이용하기 적합치 않다는 여론이 그치지 않고 있어 윤리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 시비 논란은 계속 될 전망이다.
일단 「리니지」 제작사인 엔씨소프트는 금융감독위원회의 제동으로 불투명했던 코스닥 진출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또 엔씨소프트측은 주의촉구 조치가 내려진 해당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이 문제를 전사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택진 사장은 『지금도 PK와 언어폭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지만 윤리위원회에서 주의를 받은 만큼 기존의 제한조치보다 더 엄격하게 통제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혀 이번 주의촉구 사항을 게임내에서 엄격하게 적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온라인게임업계 관계자들도 윤리위원회가 절묘한 판정을 내렸다며 일단 환영을 뜻을 표하고 있다. 성급하게 미성년자 불가 판정을 내렸더라면 온라인게임업계에 대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었으나 윤리위원회측이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이번 재심의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온라인게임은 중독성이 심해 사용자들이 게임내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 돈으로 거래한다든지 실생활에서 폭력을 행사한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지만 이는 게임의 내용과 상관없이 사용자들이 게임을 진행하면서 생기는 문제로 게임자체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 게임자체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게임은 이용자들이 게임에 빠지게 만드는 요소가 있게 마련이고 게임의 중독성이 심하다는 것은 그만큼 게임이 재미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이것을 문제삼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스스로 촉발시켰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PK 및 아이템 도난 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용자들이 수많은 불만를 개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를 포함한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이를 방관하고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아 이같은 사태를 불러왔다는 것.
엔씨소프트의 경우 해킹 등 부정한 방법을 통해 타인의 아이템을 훔치거나 아이템 판매사기를 친 이용자들이 경찰에 구속되는 사례가 여러 번 있었고 여러 신문과 방송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여러 번 지적했으나 눈에 띌 만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화를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온라인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리니지 사태는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언젠가는 거쳐 가야 할 통과의례였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온라인게임업체들이 매출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사용자 서비스를 강화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