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침체가 장기화되고 벤처열기가 식으면서 벤처캐피털업계가 신규 벤처펀드 결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따라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 벤처투자시장이 더욱 냉각돼 신생 벤처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28일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코스닥 활황과 벤처열풍을 타고 벤처펀드 조성자금의 주공급원 역할을 했던 은행·투신·증권 등 금융기관들과 일반법인, 개인 등이 소극적인 자세로 바뀌면서 벤처캐피털업계의 펀드조성 일정이 지연되는가 하면, 펀드규모가 줄어드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해 1000억원을 지원, △부품소재 △지방소재기업 △전기전자 △기계금속 등 6개 분야로 나누어 33개 창투사와 공동으로 민관 매칭펀드 형태로 결성을 추진중인 펀드의 경우 조합결성 시한이 이달 말까지로 예정돼 있으나, 해당 창투사들이 민간부문의 자금조달 문제로 상당기간 일정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무기관인 중진공에 따르면 현재 정부자금을 받아 조합을 결성한 창투사는 한국기술투자·동양창투·국제창투·아주기술투자·아즈텍창투·에이스벤처 등 6개사에 불과하며 정부출자액도 예정금액의 18%(18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따라 다음달까지 조합결성 시한을 연장할 방침이지만 투자분위기가 얼어붙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실제로 D창투의 경우 정부자금을 포함해 300억원대의 벤처펀드를 이달안에 결성할 예정이었으나 투자가들의 소극적 자세로 6월 중순으로 결성 일정을 수정했다. C창투의 경우도 100억원짜리 영상벤처펀드를 추진해왔으나 정부지원자금이 다소 늦어진데다 출자 예정기관의 자금집행 지원으로 당초 일정이 한달여나 늦춰졌다.
S벤처는 대기업인 H사와 초대형 벤처펀드 결성을 추진하다 이 회사의 내부사정과 벤처투자시장의 냉각으로 펀드결성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이밖에도 벤처펀드 조성을 진행해온 상당수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으며 신규 펀드 추진을 투자분위기 개선 이후로 잇따라 연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벤처펀드 조성이 어려워지면 벤처투자가 위축되고 결국은 벤처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어 벤처창업 자체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이라며 『펀드가 없어도 자기자본으로 투자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 펀드의 속성상 공공부문에서라도 벤처펀드에 대한 자금유입을 늘려 벤처투자 분위기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