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17>
그리고 선창에 도착하기 전에 댐이 있는데 배는 이곳을 통과하기 위해 수문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갑문을 지나 강으로 나온다. 양자강에 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의 댐으로는 그 광대한 수량을 제대로 조절할 수 없는 것이다. 양자강 홍수조절을 하려면 적어도 큰 댐을 세 개 이상은 세워야 한다.
선창을 지나면 3일째 마지막으로 삼국지의 적벽전쟁으로 알려진 적벽이 나온다. 적벽은 삼국지의 묘사처럼 그렇게 험준한 곳은 아니었다. 그러나 소설 속의 명소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관심을 가진다. 그곳을 지나 장강대교 아래를 통과하면 바로 무한이다. 우리는 무한에서 내렸다. 3일간의 양자강 여행을 마치고 역시 양자강은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지만 인간의 생존은 더욱 절실한 문제인지 모른다. 우리가 배를 타고 지나온 강에 거대한 댐이 건설되면 그렇게 아름답던 기암절벽의 상당 부분이 물 속에 잠길 것이다.
이제 나는 머지 않아 내가 지나온 그 강에 건설되는 댐에 수량조절 자동시스템을 설치하기를 바라고 있다. 수리부의 설 차관 말에 의하면 여러 가지 예산문제가 있어서 진행이 늦어질 뿐이지 양자강 댐 건설은 기존 사실화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미 그 계획이 수립되고 측량이 이루어졌으며 그 설계가 완수된 상태였다. 수량 조절 기능은 댐이 완성된 후에 설치해도 늦지 않지만 댐을 건설하는 과정에 함께 설치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이다. 나는 중국 수리부 차관에게 그 사실을 여러 번 주지시켰다.
서울로 돌아온 후 나는 전체 직원들을 모아놓고 양자강 투어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나는 삼협 투어를 하면서 중국의 산수화가 단순히 상상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산 위에 구름이 있고, 구름 위에 다시 산이 있는 기암절벽이 중국화의 전형인데, 그것이 상상으로 그려지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삼협을 지나면서 보니까 정말 그런 곳이 있습디다. 그런 경관은 계림의 리강 투어에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리강의 산수는 단순히 그림처럼 아릅답다는 것에 있지만, 양자강 삼협은 아름답다는 것을 넘어서 그 웅장함과 거대함을 느끼게 하는 자연의 위대함이었습니다. 그것은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보존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감입니다. 동강에 댐이 건설되려고 하자, 일부 환경보호그룹이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동강은 계림의 리강을 방불케 한다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나 역시 동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