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의 이번 4세대 라인 가동과 5세대 라인 투자결정의 의미는 앞으로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세계표준을 국내기업이 선도하고 나섰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LG필립스는 샤프 등 일본의 경쟁사보다 4개월 이상 앞서 680×880㎜ 규격의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가동했으며 삼성전자도 히타치에 앞서 오는 10월께 730×920㎜ 규격의 생산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TFT LCD 시장을 놓고 한국·일본업체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일단 한국업체가 유리기판 규격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LG필립스는 5세대 라인에 대한 투자까지 결정함으로써 차세대 생산라인 표준에서도 한국업체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LG측에서 4세대 생산라인을 확정하고 투자에 들어갔을 때, 일본을 비롯한 대만의 TFT LCD 업체들이 잇따라 LG의 규격을 채택한 바 있다.
샤프·돗토리산요·마쓰시타·치메이·에이서·CPT 등 전체 TFT LCD 업체의 절반 수준인 6개 업체가 680×880㎜ 규격을 채택했으며 샤프는 올 8월께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LG필립스에서 이번에 5세대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결정을 발표한 데 대해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늘어날 대형 TFT LCD 시장 선점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한다.
LG필립스는 이번에 4세대 라인을 가동했으나 21인치 이상의 대형 TFT LCD 시장에 대응한 생산규모로는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LG필립스의 680×880㎜ 규격은 21인치 제품을 장당 2개 정도 생산할 수 있어 장당 4개를 생산할 삼성전자의 730×920㎜ 라인에 비해 생산능력이 떨어진다.
대형 제품에 승부수를 띄운 LG필립스로서는 5세대 라인을 경쟁사에 앞서 확정함으로써 대형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