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에 날개를 달자.」
70∼80년대 굴뚝산업을 이끌었던 중소기업이 기로에 서 있다. 주위에서는 기업 환경이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로 급변하고 있다고 야단이지만 중소기업은 아직도 정보화 사각지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일부 기업이 발빠르게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에 「e비즈니스」는 용어조차 생소한 다른 나라 이야기다. 닷컴이라 불리는 인터넷 벤처기업과 자금을 무기로 한 대기업 틈새에서 확실한 방향타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중소기업의 현주소라는 평가다.
기업 환경이 전자상거래 기반으로 바뀌면서 이전과 같은 기업 운영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어떤 업체든지 앞으로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경쟁력 있는 회사로 성장하기 힘들다. e비즈니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목이 됐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 정보화를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네트워크 구축단계, 정보교환 환경 구축단계, 중소기업형 전사적자원관리(ERP)구축단계, 인터넷 비즈니스 구축단계가 그것이다. 디지털 경제를 위한 인터넷 비즈니스의 첫 걸음은 결국 통신 인프라에서 출발한다는 얘기다. 통신 인프라는 중소기업 정보화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주춧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은 기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PC를 구내통신망(LAN) 카드로 연결하는 것에서 각종 네트워크 관련 장비나 고가의 서버를 도입하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사실 기업내 정보와 자원을 공유하고 이를 외부와 원활하게 이어주기 위한 인프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중소기업의 통신 인프라는 말 그대로 걸음마 수준이다.
한국전산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중소기업의 60%만이 기본적인 사내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고 기업 전산 서버를 도입한 업체는 5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전산 관련 부서가 있는 업체는 20%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하다. 인터넷 회선과 관련해서는 전용선을 쓰는 업체가 43%에 불과하며 아직도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전화를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초고속통신망 구축 열기가 불고 있는 일반가정보다도 통신 인프라 상황이 취약한 셈이다.
굴뚝기업이 밀집돼 있는 공단이나 산업단지, 지방으로 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중소기업청이 주요 산업단지에 입주한 중소기업에 대한 초고속통신망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산업단지가 아직도 70∼80년대에 조성된 전화선 위주의 구내통신망을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중소기업의 70% 이상이 전화선 모뎀이나 저속 회선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수치를 들추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낙후된 통신 인프라에 발목이 잡혀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고속통신망이 바로 옆을 지나가지만 중소기업은 연결되지 않아 값비싼 전용회선이 아니면 기존 전화선을 쓸 수밖에 없다.
지방소재 중소기업의 통신 인프라는 더욱 열악하다.
전국 주요 공단별 초고속통신망 실태 표본조사에 따르면 강원·광주·울산 등 일부 지역만 초고속통신망이 이용되고 그 외의 많은 지역이 설치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전국 주요 시·군 전화국까지 광케이블이 깔린 상태다. ADSL과 같은 초고속통신망의 경우 통신업자들이 설치가 편하고 수익성이 있는 아파트지역을 선호하고 수요가 산발적이고 시내에서 떨어진 공단지역은 아예 후순위로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기술은 첨단이지만 통신 인프라는 원시상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중소기업청도 이를 위해 최근 한국통신·하나로통신·드림라인 등 8개 초고속통신망 회선사업자를 통해 중소기업 밀집지역에 대한 초고속통신망 구축방안을 마련해 적극 추진키로 했지만 역부족이다.
기업간 전자상거래는 설계·제조·수주 및 납품에서 기업 내부프로세서·생산·유통·물류·고객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즈니스 단계를 인터넷 플랫폼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 같은 전자상거래의 출발점은 통신 인프라에서 시작한다. 통신 인프라를 정부 주도의 전략적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 때문에 설득력을 갖는다. 정보통신 인프라의 고도화 없이는 e비즈니스로 대변되는 전자상거래는 물론 초보적인 중소기업 정보화도 달성하기 힘들다. 정보시스템의 기본은 네트워크고 네트워크 구축단계를 거치지 않고서는 그 이상의 정보 시스템 구축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지식 기반의 경영혁신도 기대할 수 없다. 단순한 전자상거래 비즈니스가 아니라 중소기업 경쟁력을 위해서도 정보 이용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견고한 통신 네트워크는 선결과제인 셈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소박스/사진>다인텔레콤 -중소기업 통신인프라 우리가 책임진다.
중소기업이 사업 기반을 e비즈니스 환경으로 바꾸는 데 있어 첫 걸음은 통신 환경 개선이다. 기업내에 각종 정보를 신속하게 주고받을 수 있고 외부 정보를 원활하게 흡수할 수 있도록 탄탄한 통신 인프라를 먼저 갖춰야 한다. 대기업과 같은 수준의 전용선과 LAN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기업 정보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그 위에 정보화에 필요한 각종 정보 시스템을 접목할 수 있다.
다인텔레콤(대표 이경복 http://www.dainetelecom.com)은 중소기업 정보화의 뼈대가 되는 초고속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는 업체다. 이 회사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제품은 홈PNA. 홈PNA란 아파트·사무빌딩·호텔·오피스텔에 깔려 있는 전화선을 이용해 인터넷과 PC통신을 별도비용 없이 24시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초고속 디지털 전용회선을 말한다.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추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전용선을 통한 이더넷 서비스에서 디지털가입자회선(ADSL)·홈PNA까지 기업 형편에 맞게 선택이 가능합니다. 물론 각 서비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홈PNA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비용으로 설치할 수 있고 유지보수가 무척 손쉽다는 점입니다.』
이경복 사장은 정보화 투자가 여의치 않고 별도 전산 담당자가 없는 중소기업에 적합한 네트워크 솔루션으로 단연 홈PNA를 꼽는다.
실제로 홈PNA는 상용화된 지 채 2년도 안됐지만 초고속 네트워크 시장의 강자로 부상중이다. 초기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주로 일반가정에서 사용했지만 지금은 중소기업·소규모사업자·재택근무자 등으로 활용범위가 크게 넓어지고 있다. 속도는 1Mbps로 ADSL이나 전용선에 비하면 다소 떨어지지만 설치비용이 저렴하고 유지보수가 손쉽기 때문이다.
다인텔레콤은 소규모사업자나 중소기업을 겨냥한 자체 홈PNA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보드 형태의 홈PNA 장비를 이용해 LAN공사 없이 최대 25개 단말장치를 연결해 소규모 사무실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집합형 홈PNA 스위치로 최대 22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는 제품이 그것이다.
『중소기업 정보화의 첫 단추인 네트워크 인프라는 경제성과 효율성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회사 규모를 고려해 비용 대비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장비가 무엇이고 ERP, 전자상거래와 인터넷을 사용자가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어떤 것이냐가 중요하다는 얘기죠. 여기에 회사 업무와 궁극적으로 e비즈니스 환경 구축을 위한 시스템 확장성과 대역폭을 고려해야겠죠. 현실에 맞는 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점차 이를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이 최상책이라는 생각입니다.』
다인텔레콤 이경복 사장이 말하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중소기업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의 ABC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미니 인터뷰>중소기업청 정보화경영표준연구원 이남용 원장(숭실대 교수)
『중소기업 정보화를 위해서는 네트워크 인프라, 중소기업에 적합한 소프트웨어, 정보화를 추진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가 충실히 갖춰져야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세 가지 모두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중소기업청에서 중소기업 정보화를 담당하고 있는 이남용 교수는 『중소기업 정보화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정부의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중소기업 정보화는 말 그대로 갓난아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까지 중소기업 정보화는 당위적인 차원에서 논의돼 왔다』며 『이제는 총론이 아니라 각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경제력 집중문제와 미약한 전산 환경, 전문인력 양성시스템, 중소기업의 정보화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비, 미흡한 정보통신 인프라, 국가의 지식관리시스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라며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소업체들이 아직도 정보화는 물론 기업간 전자상거래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점입니다. 특히 정보 부족으로 정보화 투자를 어떤 식으로 단행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개념 정립도 안돼 있는 상황입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정보화 투자를 위한 종합적인 컨설팅과 정보화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정보화 경영인증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